조숙제 (옥천작가회의 회원, 동이면 세산리)

당나라 때 단하(丹霞, 739-824)라는 눈 밝은 선승(禪僧)이 한 분 계셨다. 어느 추운 겨울이었다. 낙양의 혜림사(惠林寺)를 가셨다. 때는 늦은 밤이요, 원주스님은 객승에게 방을 하나를 내 주었다. 혹한임에도 불구하고 객실엔 온기 하나 없었다. 추위를 참을 수 없는 스님은 바깥으로 나와 땔감을 찾았지만 없었다. 그는 법당으로 가서 목불(木佛)을 끌어내려 땔감으로 쪼갰다. 아궁이에 활활 불을 지폈다. 원주스님이 법당의 불상을 아궁이에 처넣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참으로지 불경스럽구나, 어쩌자고 부처를 태우는가?"

스님은 타고 남은 재를 뒤적이며 태연스럽게 말했다.

"부처의 사리를 얻으려고 하오." 원주는 기가 막혔다.

"목불인데 어찌 사리가 있겠는가?"
스님은 말한다. "사리가 없다면 그것이 무슨 부처인가? 나무토막이지."

이 이야기는 단번에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사도 바울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썩을 육신의 옷을 벗고, 영원히 썩지 않을 옷으로 갈아입는 작업이 예수님의 진정한 '부활'이라고."

색신(色身)은 우리들의 분별심으로 떠올린 허상일 뿐인데, 그것이 실체인 양 우리는 집착을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찾아야 할 부처와 예수의 참모습은 무엇일까?

"그것을 모양으로 구하려거나(若以色見我), 음성으로 나를 찾으려 하면((以音聲求我), 이 사람은 잘못된 도를 닦는 것이니(是人行邪道), 끝내는 여래를 볼 수 없느니라(不能見如來)."고 『금강경』에서 말씀을 하신다.

예수님도 "성령으로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절대로 들어갈 수 없다."며

"아버지가 내 안에 있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을 때만이 아버지를 볼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우리의 육체는 진리를 찾기 위한 수단이지 본질은 아니다. 인연이 다하면 그것은 본래면목(本來面目)의 자리로 흩어진다. 단하 선사가 불상을 태운 것은, 가고 옴이 없는, 생로병사를 초월한 여여(如如)한 '진실의 실체'를 직시하라는 촌철살인의활구((活句) 다. 선(禪)의 세계는 자신의 마음을 깨우쳐서 밝은 빛을 내게 하고, 그 빛으로 세상을 그대로 비춰주는 것뿐이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자신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부처도, 예수도 우리들 마음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거늘, 분별하고 망상을  일으키는 그 마음자리를 놓아버리면(離相卽寂滅), 그곳에 참 생명의 가치가 스스로 존재한다는 말씀이다. 결코 자기를 벗어나 초월적으로 존재하는 진리나 절대적인 대상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가르침이라 나는 생각한다. 부처나 예수님을 대상화시켜서 어떤 절대적인 가치로 여겨서는 진정한 가르침을 얻을 수 없다는 경고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네 삶은 불꽃과도 같다. 연료가 지속이 되어 불꽃이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한 생명은 유지되듯, 우리네 삶도 갈애라는 땔감, 집착이라는 땔감을 연료로 하여 이생에서 저 생으로 불꽃은 옮겨붙는다. 존재를 지속케 하는 번뇌를 소멸하기 위해서는, 정진과 기도 밖에는 없다고 부처님과 예수님은 우리에게 간곡히 말씀하신다.

법당에 있는 불상은 깨달음의 상징일 뿐이다. 깨달음의 실상을 보지 못한 채, 예배의 대상으로만 삼을 때, 그것은 우상에 불과하다. 우상은 물질이다. 그것은 전도된 가치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殺佛),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야(殺祖) 할  판국에, 우상에 집착하는 것은 인간이 우상의 노예로 가는 길이다. 이미 보배는 내 가슴 안에 그득하거늘, 바깥에서 찾지 말고 네 안에서 보물을 찾으라고, '네 안의 부처'를 모시라는 경고에서, 단하 선사는 불상을 태운 것이란다. 이 얼마나 가슴 뜨거운, 거룩한 가르침이던가?  이것이 진정한 '종교의 본질'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큰 덩어리 즉, 대지가 하품 한 번 하는 것을, 그 누가 일러 무상(無常)한 바람이라 했던가? 불청객 바이러스 쓰나미가 거대한 폭풍을 일으킨다. 바이러스도 무섭지만,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영특한 존재이지만, 이성을 잃으면 존재가치를 찾을 방도가 없다. 하느님을 빙자한 이교 집단 '신천지'가 국가의 존립 자체를 뒤흔든다. 많은 사람을 현혹하는 신천지 교주는  국민의 이름으로 응징해야 한다. 선량한 국민을 신의 노예로 전락시키는 이단 교주는, 종교의 본질을 망각한 '기생충'보다 못한 독버섯이다. 그들의 주장은 우선 보기에 꽃은 화려하고 입술은 달콤할지 모를지언정,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심판함이 마땅하다. 세상을 현혹하는 이단 종교 집단은 마귀와 다름없는 흡혈귀다. 대명천지 밝은 세상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신천지교회'는 의당, 응징됨이 마땅하다. 그 길이 민족자존의 길이요, '종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이다.

절대 좌절하지 말자. 불행 뒤에 더 큰 행복이 우리를 반길 것이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가장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우리의 모습을 전 세계가 지켜볼 것이다. 이 고개만 넘으면 우리가 세계의 주인공이다. 다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자. 우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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