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면발전협 '제2회 마음과 함께 하는 사제동행' 열어
이원초 학생들 '중학교는 어떤 곳일까' 들여다본 시간
김우진·김종호 양궁 국가대표 선수 깜짝 방문도

제2회 주민과 함께 하는 사제동행이 20일 이원초등학교 VR 스포츠실에서 열렸다. 이번 만남을 개최한 이원면발전위원회 박영웅 회장이 인사를 전하는 모습.

"와!!!(박수 소리)"

"(크흠)이원초등학교 강규택입니다. 좋아하는 것은 기계 관련된 것과 집에서 노는 것입니다. 싫어하는 것은 집에서 강제로 밖에 나가라고 하는 것이고, (다 함께 웃음) 그리고 잘하는 분야는 클라리넷과 취미로 게임을 합니다. 앞으로 중학교 생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원초 6학년 강규택)

"안녕하세요. (흐흐흐) 제 이름은 하승원이라고 하고요. 어. 잘하는 것은... 어... 피아노 바이올린 그리고 게임! 게임을 잘합니다. 그리고 못하는 것은 공부예요. (다 함께 웃음) 좋아하는 것은 먹는 거랑 게임이고, 어... 싫어하는 것은 공부예요! 감사합니다!" (이원초 6학년 하승원)

12월의 겨울, 아직 3월 새싹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이원초등학교 학생들은 벌써 이원중학교 문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원중학교 학생들도 마중을 나왔다. 학생회장과 부회장을 비롯해 학생회 임원 10명, 또 이원중 김종남 교장과 국어·도덕·역사·기술가정·진로 교사까지... 

이같은 만남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원면발전위원회 아이디어다. 이원면발전위원회 박영웅 회장은 지난해 행복교육네트워크를 통해 전북 완주 고산면으로 견학을 다녀왔다. 고산면에는 면 내 초·중·고 교사와 지역주민이 모두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있는데, 이를 일부 벤치마킹해 이원초·이원중 학생과 교사가 모두 모이는 자리를 만들었다. 지역주민까지 모두 모이면 좋겠지만 이원면에서는 일단 이원초 학생들이 이원중으로 무사히 진학하는 게 중요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이원초와 이원중이 서로 잘 알고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

그렇게 '제2회 주민과 함께하는~ 사제동행'이 20일 이원초등학교 VR 스포츠실(전 다목적실)에서 개최됐다. 

이원초 학생들이 먼저 부끄러움을 딛고 앞으로 나와 자기소개를 했고, 이어 이원중 교사들과 이원중 학생회 10명 학생들이 자기소개를 했다. △이원중 학생회 활동과 진로 활동, 방과후 활동 등 교육활동 설명도 꼼꼼이 진행됐고 △'몇 시까지 등교해야 하나요?'처럼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 △함께 피자와 치킨 등 음식을 나눠먹는 시간도 가졌다. 

지난해 중학교에 입학해 무사히 적응을 마친 이원중 1학년 학생들의 깜짝, 그리고 아주 솔직한 발표도 있었다. 

"처음 입학했을 때 형이랑 누나들 무서울까 걱정했는데 정말 편안하게 대해줬어요. 누나들이랑 너무너무 친해졌고요. 초등학교랑 중학교가 다른 점은 초등학교는 담임 쌤(선생님)이 다 가르쳐주지만 중학교에선 각 과목마다 쌤이 다르다는 거예요. 그리고... 공부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원중 1학년 송영기)

"학교 적응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저도 걱정 많이 했는데 형이랑 누나가 많이 도와줘서 어렵지 않았어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다른 점은 등교시간이 정해져 있고, 교복 입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중학교 올라와서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 같습니다." (이원중 1학년 이정민)

학생들은 한 해 사이에도 부쩍 자란다. 흐뭇하게 바라보던 이원중 김종남 교장이 내년도 특별 교육과정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이원중이 올해 농산촌 특색학교로 선정돼 내년부터는 이원 묘목을 배우고 체험하는 '나무박사 프로젝트'를 진행할 거예요. 또 3박4일로 영어를 배우는 영어마을 체험, 2인1조로 특별 드론활용교육도 있고요. 우리 학생들,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원중 김종남 교장) 

이번 만남의 자리를 연 이원면발전위원회 박영웅 회장은 만남에 함께 해준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감사인사를, 무엇보다 이원면발전위원회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실 발전위원회 송년 모임을 대신해 사제동행 프로그램을 연 거예요. 제법 회비를 쓰는 일이니 위원들이 찬성해주지 않았으면 안 됐는데, 적극 나서서 봉사까지 해주시니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위원들과 작은학교 살리기 활동은 물론 성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쁜 하루였습니다." (이원면발전위원회 박영웅 회장)

자기소개를 하는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이원중에서는 학생회 학생 10명이 참석했다.
자기소개를 하는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자기소개를 하는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자기소개를 하는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자기소개를 하는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자기소개를 하는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자기소개 대신 서로 소개해주는 모습.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자기소개 대신 서로 소개해주는 모습.
자기소개를 하는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자기소개를 하는 이원초 6학년 학생들
이원중 설명회를 위해 일부러 이원초를 찾은 이원중 선생님들.
이원중 학생회

 

 ■ '이원초·이원중' 작은학교라서 행복했습니다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왼쪽)선수와 김종호 선수

사실 20일 이원초·이원중 만남에는 깜짝 손님이 찾아왔다. 이원초·이원중 졸업생인 김우진(이원초 84회 졸업)·김종호(이원초 86회 졸업) 양궁선수가 학교를 찾아온 것. 두 선수는 양궁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돼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등에서 여러 차례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세상에, 국가대표 선배라니!'

두 사람을 키워준 학교를 찾아 양궁부 학생들에게 피복비를 전달하고 따뜻한 밥 한 끼를 사주려고 찾아온 김우진·김종호 선수. '뭐라고 이야기해야...' 때 아닌 수십개의 눈을 마주치고 그만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긴장감은 금방 녹았다. 텔레비전·인터넷으로만 볼 수 있었던 선배들이다. 학생들의 반가운 환호와 한바탕 귀까지 울리는 응원에 두 선수는 VR 스포츠실용 양궁게임까지 하게 됐다. 올해 이원초에 VR 스포츠실이 생긴 건 두 선수가 많은 학생 앞에서 양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김우진·김종호 선수, 이원초·이원중 학생들 모두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아주 잠깐의 틈이 있었다. 학생들이 피자와 치킨을 먹느라 선수들에게 잠시 눈을 뗀 사이, 얼른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떻게 이원중 진학 설명회에 오시게 됐나요!)

(김우진) 그러게요. 본의 아니게 중학교 설명회에... (웃음) 그래도 중요한 설명회에 왔으니 한말씀 드리자면, 이원초·이원중을 졸업한 선배로서 이원중에 진학하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작은학교여도 괜찮을까 물어보신다면 아주 좋다고 대답해드리겠어요. 작은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이 학생 한명한명에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 관심이 학생들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교 다니면서 참 고마웠던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일까요.)

(김종호) 초등학교 5학년 때였나. 사실 제가 정말 정신이 산만한 편이었거든요...(웃음) 방황도 많이 했어요. 그때 체육선생님, 이수영 선생님. 선생님이 가만히 저를 지켜보시다가 양궁을 한 번 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하셨거든요. 그렇게 양궁을 시작했죠. 그리고 중학교 때 이범렬 체육선생님.지금 옥천중 체육교사로 계시는 걸로 아는데요, 당시 이원중 체육교사셨어요. 양궁을 시작하긴 했는데 중학교 때까지 제가 소년체전 한 번 못나가볼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이 길이 아닌가.' 중학교 때 그만두려고 했는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나요. 충북교육감기양궁대회였어요. 당시 중학교 운동장에서 했는데, 선생님이 뒤에서 저를 껴안으시면서. '넌 할 수 있어, 종호야'라고 말씀해주셨거든요. 기분이 어땠냐고요? (웃음) 선생님의 그런 관심이 제게 참 중요했어요. 이제 어른도 됐는데 소주 한 잔 같이 하고 싶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김우진) 목표한 게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라는 말이요. 저 역시 국가대표라는 자리에, 금메달이라는 결과에 한 번에 다다른 게 아니예요. 중간에 실패할 수 있어요. 얼마든지요. 괜찮아요. '죽겠다' 싶어도 인내하고 견디는 것. '그래, 그럴 수 있지. 괜찮아.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생각하세요. 결국 '이 또한 지나갈 거'예요. 

(한 번도 성공해본 경험이 없다면, 어떡하지요?)

(김우진) 그래도 부딪쳐봐야지요(웃음). 성공이든 실패든, 부딪쳐봐야 알 수 있는 거예요. 

(김종호)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요. 정말 중요해요. 미리 겁 내고 뒤돌아서는 선수들과 '할 수 있다' 말하는 선수들은 달라요. 무섭고 도망치고 싶을 때, 생각하세요. '할 수 있다!'

김우진·김종호 선수는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오후 4시30분경 이원초 양궁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후 5시경 학생들과 함께 저녁식사를를 하고 진천 훈련소로 돌아갔다. 

이원초 VR 스포츠실에서 두 양궁 국가대표의 깜짝 대결이 열렸다. 학생들의 환호성에 두 선수는 전에 없던 긴장감을 느꼈다.
이내 여유로움을 되찾고
'아니, 근데 이게 인식이 잘 안 되는 거 같아요' 
'엄마, 나 이원초 왔다가 국가대표 선배 만났어'
이원면 발전위원회 위원들과 김우진,김종호 선수
이원초 양궁부 학생들과 김우진,김종호 선수 '자자, 모두 웃자!'
'사진 찍겠습니다'
'이원초 양궁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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