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 지수리 '시온 작은도서관'을 들어보셨나요?"
"안남 지수리 '시온 작은도서관'을 들어보셨나요?"
  • 오정빈
  • 승인 2019.11.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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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개관, 1천500권 책 소장
작은도서관 운영하는 안남시온교회 목사 부부 '마을 학생들과 매일매일 영어공부도'
옥천교육도서관이 시온 작은도서관에 책 150권을 지원했다. 150권 중에서도 어떤 책을 추천할까? 모두 책을 한 권씩 골랐다. 왼쪽부터 교육도서관 독서진흥업무 유아름 담당자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실험실', 안남 시온 작은도서관 김경덕 관장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교육도서관 백경미 관장(은 기증서를 들고 있다), 교육도서관 도서관행정업무 김준한 담당자는 '설민석의 삼국지'를 들었다. 아니, 그런데 김경덕 관장은 안남시온교회 목사이기도 한데, '함께 읽는 성경동화'를 추천해야 하는 거 아닌가. 김경덕 관장은 "요새는 이 책이 인기가 많더라고요..."라고 대답했다.

 [읍면소식-안남면] '우리 안남 어린이들이 좋아할 책이 뭐가 있을까?' 지역 큰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만났다. 안남면 마을 구석구석,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과학도깨비',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설민석의 삼국지', '하늘은 왜 파랗죠?' 등등. 이 책들, 우리 어린이들 시선을 좀 끌 수 있을까?

29일 옥천교육도서관(관장 백경미)이 안남 시온 작은도서관(관장 김경덕)을 찾아가 책 150권을 전달했다. 충북교육청이 지원하는 '옥천 작은도서관 지원 운영 사업'에 따라 작은도서관이 요청한 책을 직접 구매해 전달한 것. 이날 교육도서관은 학교도서관과 공립도서관을 제외한 우리고장 작은도서관 네 곳 중 △꿈이 있는 작은도서관에 책 78권 △시온 작은도서관에 책 150권을 전달했다. 다른 두 곳 △안남 배바우도서관 △청성 작은도서관에는 군민도서관이 책을 지원했다.

교육도서관 독서진흥업무를 보는 유아름 담당자는 "오는 길에 보니 배바우도서관과 이곳 시온 작은도서관이 3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며 "아이들에게 3킬로미터는 꽤 먼 거리인데 작은도서관이 있어 참 좋은 것 같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교육도서관 백경미 관장도 "거리가 있어 공공도서관이 역할을 다 못하는 곳에 작은도서관이 자리하고 있어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옥천 작은도서관 지원 운영 사업'에는 충북도교육청 예산 200만원이 쓰였다.

안남시온교회 1층에 있는 시온교회도서관. 아기자기하다. 
시온 작은도서관에 있는 책들. 시온 작은도서관은 책 1천500권을 소장하고 있다.
2017년 재건축한 안남시온교회 설계 모형. 실제로 이렇게 생겼다. 

 

■ 시온 작은도서관은 어디에 있는 도서관일까?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는 안남시온교회 김경덕 목사

시온 작은도서관(안남면 지수3길11-1)은 안남시온교회가 교회 안에서 운영하는 정말이지, '작은 도서관'이다. 

도서관을 개관한 날짜는 지난해 5월이다. 담임목사인 김경덕 목사가 2015년 8월 부임해 2017년 교회를 재건축했고, 2018년 열 평이 조금 넘는 교회 1층 식당 겸 다목적실 자리에 책 1천여권을 한권한권 꽂아 넣었다. 현재는 책 1천500권이 세 개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처음에는 '교회가 지역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었다. 마침 김경덕 목사 부부는 자녀들을 가르치기 위해 영어공부를 오래 해왔던 차, 마을 학생들에게도 함께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약 3년 즈음 지났을 때 주변에서 이번에는 '작은도서관도 한 번 운영해보는 게 어떨까요?' 제안을 해왔다.

"마침 교회가 작은도서관 운영 조건에도 맞출 수 있어서 수월하게 도서관 운영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보니 작은도서관이 참 좋아요. 영어공부도 중요하긴 한데, 기본적으로 모든 공부의 바탕에는 '호기심'이 필요하잖아요. 다양한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요. 영어공부도 좋지만 그 이전에 기본바탕을 길러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작은도서관이." (김경덕 목사)

옥천여중 한솔·수정 학생, 옥천중 선준·수아 학생, 안남초 현준·승희 학생, 삼양초 수민 학생, 목사 부부 아들 딸인 성경 학생(안남초)과 다혜 어린이(안남병설유치원)까지, 시온 작은도서관의 단골손님이다. 

"도서관에 오면 3,40분 정도 영어공부하고 책 보고 간식도 먹어요. 최근에 한솔이같은 경우는, 저희가 한솔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영어 알파벳을 하나하나 가르쳤는데 중학교 들어가서 영어가 하나도 어렵지 않고 재밌다고 좋아해요. 기쁘죠,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게 맞구나(웃음). 작은 마을에는 학교 외에는 이렇다 할 교육시설이 없잖아요. 작은도서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김경덕 목사)

이제는 마을 어린이뿐 아니라 마을 어르신의 쉼터가 되는 도서관까지도 꿈꾼다. 

"전에 강원도에 놀러 갔다가 한 카페를 봤는데, 알고 보니 그냥 카페가 아니라 도서관 겸 카페더라고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르신들도 차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하시는데, 사람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인 거 같아 참 좋았어요. 이야, 우리도 이런 곳을 만들면 참 좋겠다, 저희 도서관이 지금은 교회 안에 있어서 조금 문턱이 높은 거 같은데, 도서관이 교회 밖으로 나와서 어르신들 쉼터까지 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김경덕 목사)

마침 교회 앞에는 옥천군이 싸게 임대를 내놓고 있는 빈 집이 한 채 있다. 이 집을 군에서 리모델링만 해준다면 집을 빌려 책상과 의자를 가져다놓고 주민들이 책을 읽고 쉬어가기도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게 김경덕 목사, 아니 작은도서관 김경덕 관장의 생각이다. 

사람들이 떠나고 마을은 자꾸 작아지고 있는 요즘, 안남면 지수리에 작은 새바람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이 안남면을 더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그나저나 이름은 밝히기 어렵지만, 요즘 사춘기인 학생들이 있어요. 영어공부하기 싫다고 도서관에 안 나오고 있는데... 애들아, 보고 있니? 하루 30분만 관장님이랑 공부하자..." (김경덕 목사) 

안남시온교회 김경덕 목사는 △2005년 목원대 감리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해 △2006년 금산 '꿈이 있는 교회' 담임전도사로 부임, 이후 대전 등을 거쳐 △시흥시 '성천교회' 부담임목사를 지낸 뒤 △안남면 안남시온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현재 우리고장 작은도서관은 △이원 작은도서관(이원면 신흥길 6, 이원청소년 문화의집 2층)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안남면 안남로 456, △꿈이 있는 작은도서관(옥천읍 가화길 1-8) △시온 작은도서관(안남 작은도서관,안남면 지수3길11-1) △청산 작은도서관(청산면 지전길 36-19) △청성 작은도서관(청성면 산계길 53, 청성면사무소 1층) 등 6곳이 있다.

김경덕 목사가 시온 작은도서관에 나오는 학생들과의 '단톡방'을 보여줬다. 사실 이 단톡방은 영어공부방이다. 매일 10분이면 할 수 있는 영어공부를 내주고, 학생들은 매일 이 방에 과제를 올린다. 일부러 영어공부를 하려고 옥천읍에서 찾아온 학생도 있다고. "작은 습관, 아이들에게 매일 공부하는 작은 습관을 하나 만들어주고 싶어요." (김경덕 목사)
30일 오후 5시, 인터뷰가 끝날 즈음 김경덕 목사의 두 아이들이 집으로 뛰어 올라왔다. 안남초 3학년을 다니고 있는 김성경 학생과 안남초 병설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김다혜 어린이. 얘들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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