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11일 동년배상담사 양성교육
11일에는 수료식 진행돼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감입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하는 게 절반 이상이에요. 노인동년배 상담사는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어르신들이 가진 고민, 마음의 상처를 해소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 측면에서는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상담사들보다 더 뛰어나다고도 할 수 있죠.” 이민희 심리상담센터장

11일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동년배상담사 양성교육 수료식에서 충북노인종합복지관 김관성 부관장(아랫줄 가운데),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 오재훈 관장(아랫줄 왼쪽에서 세 번째)과 수료생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또래 상담이 있다면 어르신들에게는 노인 동년배상담이 있다. 동년배상담사는 말 그대로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들 고민을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상담사를 말한다. 젊은 상담사가 아무리 상담 기술이 뛰어나고, 전문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가 어렵기 마련이다. 자칫하다간 마음속 상처가 더 곪아버릴 수도 있다. 동년배상담사는 비슷한 세대의 유사한 경험을 해왔기에 고민을 가진 어르신 입장에서는 마음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 동년배상담사의 가장 큰 힘은 바로 ‘공감’이다.

 8일과 11일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관장 오재훈)에서는 2회에 걸쳐 노인 동년배상담사 양성 교육이 진행됐다. 외로움과 안전 문제 등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힘이 되고자 24명의 사람들이 모여 강의를 들었다.

동년배상담사 양성교육에 참가한 교육생들이 교육을 듣고 있다.
동년배상담사 양성교육에 참여한 한 교육생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노인 상담 과정과 노인상담사의 역할 △상담사의 의사소통 기법 △노인 우울증에 대한 이해와 상담 방법 등의 주제를 공부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강의실은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르신들이 교육에 대한 욕구가 엄청나세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니까 준비한 입장에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옥천군 노인장애인복지관 박종훈 사회복지사는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그동안 노인 동년배상담사 양성 교육은 충복 노인종합복지관이 위치한 청주에서 진행돼왔다. 작년에 청주에서 상담 교육에 참여했던 우리지역 어르신들은 ‘행복이야기단’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월부터 활동하고 있다. 독거노인 또는 위기 노인에게 매주 안부 전화를 하며 말벗이 되어주는 게 주된 업무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은 우리지역 내 위기 어르신 보호를 위해서 이 사업을 유치했고 올해 4월부터 첫 교육을 진행했다. 우리지역에서 교육이 열린 덕분에 상담에 대한 열의가 있는 어르신들이 좀 더 수월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동년배상담사 양성교육에 참가한 한 교육생이 질문하고 있다.
동년배상담사 양성교육에 참여한 태봉열(67, 옥천읍 금구리)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강의에 참가한 태봉열(67, 옥천읍 금구리)씨는 “주변에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이 많아요. 어르신들, 특히 장애인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어도 터놓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동년배분들에게 제가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어서 교육을 받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옥천읍 문정리에 사는 오희숙(78) 씨는 서울에서 고향인 옥천으로 귀촌한 지 6년 차다. 그는 “지역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다 보니 동년배상담사를 알게 됐어요”라며 “노인들을 외면하지 않고 모두 함께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싶네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오희숙 씨는 행복이야기단에서 이미 노인상담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교육에는 영동 주민들도 참여했다. ‘영동 이야기 할머니팀’은 요양원, 어린이집 등을 다니며 구연동화 공연을 하는 단체다. 영동 이야기 할머니팀의 김미란(64, 영동 영동읍) 씨는 “저희는 상담을 통해 저희가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팀원이 다 같이 와서 교육받으니까 너무 좋네요” 라고 말했다.

동년배상담사 양성교육의 강사인 최현배심리상담연구소의 최현배 소장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동년배상담사양성교육에 참여한 교육생이 열심히 메모하고 있다.

 11일 마지막 수업이 끝난 후에는 수료식이 진행됐다. 수료식에는 충북노인종합복지관 김관성 부관장,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 오재훈 관장 등이 참여했다. 김관성 부관장은 “다들 교육받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1기 교육생분들이 수료하시니 감개무량하네요. 상담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오재훈 관장은 “노인 동년배 상담사 교육이 쉽지 않으셨을 텐데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어르신들이 활동이 동년배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또한 활동을 통해 본인들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해지실 거라 믿습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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