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식농교육 ‘가까이愛 절기밥상’
한창 제철인 쪽파김치와 감칠맛 나는 맛간장
“어때요, 여럿이 먹으니 맛있지요?”

"보기 좋은 게 먹기도 좋다"며 예쁘게 얹어두었다.
오늘의 선생님인 박효정(54, 안내면 서대리)씨와 조명숙(59, 안남면 연주리)씨.

 어김없이 돌아온 옥천살림의 식농교육, 가까이愛 절기밥상! 찾아가는 길에서부터 오늘의 농산물과 메뉴를 기대하며 입맛을 다셨다. 완연한 가을 날씨, 서늘한 바람을 느끼며 찾아간 농업기술센터. 4일의 메뉴는 쪽파김치와 맛간장이었다.

 오늘의 선생님은 옥천살림 식농팀, 쪽파 농가의 조명숙(59, 안남면 연주리)씨와 깻잎 농가의 박효정(54, 안내면 서대리)씨다. 조명숙씨가 쪽파 농가이고, 마침 쪽파가 많이 나오는 철이어서 쪽파김치를 만들기로 했다고.

 맛간장은 진간장을 대신할 수 있는 ‘맛있는 간장’이다. 보통 마트에서 사는 진간장은 혼합간장. 양조간장 액상과당이나 캐러멜 색소 등을 넣어 향과 맛을 만든다. 썩 건강한 음식은 아닌 것이다.

 반면 이날 식농교육에서 만든 맛간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옥천의 서리태와 표고, 멸치, 감초, 다시마를 끓여 우린 육수에 간장을 넣어 다시 한 번 끓여낸다. 서리태와 감초에서 단맛이, 표고와 멸치, 다시마에서 감칠맛이 우러난다. 서리태의 검은물이 빠져나와 색이 진해지는 것은 덤이다. 천연 조미료로 만든 천연 진간장이 되는 것. 일단 만들고 나면 나물무침, 장아찌, 무슨 음식이든 이 간장을 써서 만들 수 있단다. 조명숙씨는 집에서 진간장을 안 쓴 지가 한참이라고.

쪽파를 다듬고 씻었다.
쪽파를 다듬고 씻었다.
밥에 물을 넣고 도깨비방망이로 잘 간다.
밥에 물을 넣고 도깨비방망이로 잘 간다.
맛간장의 육수 냄비 속에 멸치와 표고, 감초가 보인다. 서리태는 검은색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
맛간장의 육수 냄비 속에 멸치와 표고 등이 보인다. 서리태는 검은색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

 맛간장의 재료를 한참 끓여내야 하다 보니 쪽파김치와 맛간장을 동시에 만드는 것은 큰 무리가 없었다. 한쪽에는 육수 냄비를 올려두고, 모두 함께 쪽파를 다듬고 씻었다. 곧 밥이 완성됐다. 김치 양념 속 풀을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날은 간편하고 쉽게 밥을 짓고 가는 방법을 사용했다. “요리가 복잡하면 아무래도 하기가 싫어지잖아요.” (조명숙씨)

 밥에 물을 넣고, 약간 식혀 도깨비방망이로 갈아낸다. 고춧가루와 액젓을 넣은 뒤 잘 섞는다. 꿀이나 조청을 넣고 다시 섞는다. 꿀을 다른 재료와 함께 넣으면 꿀에 엉겨서 잘 섞이지 않기 때문이란다. 누구는 꿀을 넣고, 누구는 조청을 넣는다. 차이점은? “꿀을 넣으면 뒷맛이 약간 상큼해요. 조청을 넣으면 좀더 깊은 맛이 나지요.” (조명숙씨)

고춧가루도 넣고~ 액젓도 넣고~
고춧가루도 넣고~ 액젓도 넣고~
꿀이나 조청은 맨 마지막에 따로 섞는다.
꿀이나 조청은 맨 마지막에 따로 섞는다.
완성된 풀을 쪽파의 머리부터 발라준다.
완성된 풀을 쪽파의 머리부터 발라준다.

 쪽파의 흰줄기가 두꺼워 숨이 잘 죽지 않으니, 완성된 풀을 머리부터 잘 발라준다. 어쩐지 노래를 부르게 된다. ‘여러분 쪽파김치 장가간대요~ 새빨간 풀에 목욕을 하고~’ 앗, 혹시 이 동요를 안다면 뒷소절을 어렵지 않게 따라부를 수 있다. ‘기다란 나무 위에 올라앉아서 장가를 간다네 입 속으로 쏙!’ 맞다. 이날 만들어진 쪽파김치는 즉석에서 기다란 나무(젓가락) 위에 올라앉아 모두의 입 속으로 쏙 들어갔다. 맛간장 육수가 좀더 우려질 동안 즐기는 간단한 식사다.

 그야 막 담근 김치에는 밥이 필수다. 방금 만든 쪽파김치에 방금 지은 따끈따끈 흰밥, 맛간장 육수에서 건져낸 다시마, 깻잎 농가의 박효정씨가 가져온 깻잎장아찌까지 함께하면 더 부러울 게 없다.

식농교육 도중 펼쳐진 오늘의 간단 점심상.
식농교육 도중 펼쳐진 오늘의 간단 점심상.
이인순(73, 안내면 현리)씨가 완성된 쪽파김치를 시식했다.
이인순(73, 안내면 현리)씨가 완성된 쪽파김치를 시식했다.
한난마리아(59, 옥천읍 서대리)씨와 김기완(73, 이원면 원동리)씨는 한 조가 되어 같이 만들었다. 완성된 쪽파김치를 보여주고 있다.
한난마리아(59, 옥천읍 서대리)씨와 김기완(73, 이원면 원동리)씨는 한 조가 되어 같이 만들었다. 완성된 쪽파김치를 보여주고 있다.

 “여럿이 먹으니 참 맛있지요. 맛없는 것도 같이 먹으면 맛있는데, 이건 맛있으니 얼마나 더 맛있겠어요?” (이인순씨)

 “이 중에 뭐가 제일 맛있냐면, 쪽파김치요. 그 중에도 나는 여기 김기완씨 것이 가장 맛있네요.” (한난마리아씨. 김기완씨와 같은 조였다)

 시간 관계상 안타깝게도 따끈한 식사와 맛간장의 완성을 함께하지 못하고 떠나는 기자에게도 맛난 한 입이 주어졌다. 이인순씨가 한 입 먹여주며 한 말. “맛있지요? 여럿이서 먹는 게 제일 맛있다니까요.”

쪽파를 다듬다 말고 카메라를 보며 웃어준다.
쪽파를 다듬다 말고 카메라를 보며 웃어준다.
쪽파를 다듬고 씻는다.
쪽파를 다듬고 씻는다.
초집중! 설명을 듣는 중이다.
초집중! 설명을 듣는 중이다.
꿀? 조청? 이쪽도 조청을 넣었다.
꿀? 조청? 이쪽도 조청을 넣었다.
밥을 갈아 풀을 만들긴 했는데, 너무 뜨거워서 냄비째 물에 담가 식히고 있다.
밥을 갈아 풀을 만들긴 했는데, 너무 뜨거워서 냄비째 물에 담가 식히고 있다.
육수냄비에서 다시마는 30분만 넣어뒀다 건진다.
육수냄비에서 다시마는 30분만 넣어뒀다 건진다.
쪽파에 완성된 풀을 바른다. 모두 힘을 합친다.
쪽파에 완성된 풀을 바른다. 모두 힘을 합친다.
쪽파에 완성된 풀을 바른다. 모두 힘을 합친다.
쪽파에 완성된 풀을 바른다. 모두 힘을 합친다.
다 함께 식사를 한다.
다 함께 식사를 한다.

 

다 함께 식사를 한다.
다 함께 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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