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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군민체육대회, 44년의 역사 마무리
아듀! 군민체육대회, 44년의 역사 마무리
  • 양수철
  • 승인 2019.10.14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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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옥천군민체육대회 12일 열려
고령화·인구감소 등 선수 수급 어려움
내년부터는 각 읍·면 체육행사 진행
1975년부터 지역 주민들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행사로 자리매김한 옥천군민체육대회가 올해를 끝으로 폐지된다. 마지막 체육대회인 제44회 옥천군민체육대회는 12일 공설운동장 일원에서 열렸다. '체육대회'였지만 승패를 떠나 주민들이 함께하는 자리였다. 사진은 '훌라후프 릴레이'경기 모습

44년 동안 옥천 주민들의 화합의 장 역할을 했던 군민체육대회가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고령화 및 인구감소 등을 이유로 각·읍면에서는 군민체육대회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12일 공설운동장 일원에서 열린 제44회 옥천군민체육대회에는 각 읍·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평이다. ‘체육대회’였지만 승패를 떠나 주민들이 화합하며 모두가 승자로 남았다.

옥천군민체육대회는 1975년 시작된 이후 지역 내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역 내 고령화 및 인구 감소로 출전할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 이르렀고, 결국 군민체육대회는 올해를 끝으로 폐지된다. 내년부터는 각 읍·면에서 자체 체육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 군민체육대회인 만큼 입장상, 다수참여상과 같은 새로운 시상종목이 추가됐다. 그라운드골프가 올해 처음 시범경기로 진행됐다.

10시, 읍·면 선수단 입장식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각 읍·면에서는 지역 특색을 살려 입장식을 준비했다. 주민들은 흥겨운 풍물패의 가락에 어깨춤을 추며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한데 어우러져 입장했다. ‘전국 제일의 명품시설포도 재배지’ 동이를 시작으로 입장식이 진행된 가운데 옥천은 옥천경찰서와 함께 ‘착한운전’ 캠페인을 벌이며 등장했다. 군북은 쌈채와 깻잎을 내세웠다. 청산은 ‘청산 생선국수와 함께하는 민속씨름대회’문구가 적힌 거대한 현수막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작은 면 큰 안남’, ‘청정 깻잎의 고장 군서’가 뒤를 이었다. 청성은 파란색으로 옷을 맞춰입은 청성 주민들은 환한 미소를 띄며 등장했고, 안내는 지역 특산물인 감자· 옥수수 인형탈이 선두에 섰다. ‘명품 묘목의 고장 이원’이 입장식 대미를 장식했다. 입장식 1위는 청산에 돌아갔다.

개회식이 끝난 후 청산면 민속보존회의 흥겨운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공연이 이어졌다. 15일 제25회 충청북도 민속 예술축제 공연의 맛보기였다. 참가자들이 실감나는 연기와 열정적인 풍물놀이를 선보였고 지역 주민들의 이목이 쏠렸다.

오전 11시경 본격적인 경기가 진행됐다. 주민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9개 종목이 선정됐다. 첫 종목은 훌라후프 릴레이. 주민 10명이 일렬로 늘어선 가운데 서로 손을 잡는다. 손을 쓰지 않고 몸으로만 훌라후프를 빨리 통과시키면 이기는 경기다. 손을 쓰지 못하니 참가자들은 온몸을 비틀어대며 훌라후프를 간신히 상대방에게 넘겼다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되자. “빨리, 빨리!”하며 웃음 섞인 타박이 이어졌다. 웃음꽃이 만발한 가운데 경기 1위는 군북에 돌아갔다.

비료가마니 오래 들기는 20kg 비료포대를 가장 오래 들고 있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다. 호기롭게 나선 참가자들이 비료포대를 ‘털썩’하고 떨어뜨리며 속속 탈락해갔다. 청산·군북 대표가 최후의 2인으로 남았다. 양 측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버텼고 결국 청산·군북에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혼성400m계주에서는 찰떡 호흡을 자랑한 군서면이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럭비공 차고 돌아오기, 투호 등 다채로운 경기가 진행됐다.

운동장 주변으로는 각 읍·면별 부스가 마련됐다. 각 지역별 새마을회·부녀회 등에서 주민들을 위한 음식을 손수 장만했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도 여럿이었다. 공설운동장 내에서 9개 읍면의 마을잔치가 펼쳐진 셈. 유제후(66, 군북면 추소리)씨는 “군민체육대회 자리에 모이면 재밌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군 내 흩어져있던 친구들과 여러 지인들이 모이는 자리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군민체육대회 준비 및 참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하는 한편, 화합의 장으로서 기능했던 행사가 사라지는 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청성면 새마을지도자 협의회 유지인 회장은 “군민체육대회가 열리면 청성·청산에서 공설운동장까지 매번 마련한 음식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움직여야 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라며 “내년부터 진행되는 각 읍·면 체육대회가 더 크고 풍성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이면 농악대 정영희 회장은 매년 군민체육대회에 참석해 흥겨운 우리가락을 선보여왔다. 정영희 회장은 “동이면 농악대는 해마다 군민체육대회에 참석했다. 평소에는 동네 사람들이나 면 사람들만 만나는데 군민체육대회는 각 읍면 사람들이 다 같이 만나 어울릴 수 있는 자리이기에 뜻깊다”며 “내년부터는 군민체육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니 섭섭하다”고 말했다. 옥천읍 김태은 읍장은 “44년 동안 진행됐던 군민체육대회는 농번기에도 주민들이 모여 화합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 흐름 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사라진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김재종군수는 “1975년 시작된 군민체육대회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다. 각 읍면에서 군민체육대회 출전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내년부터는 읍면별로 체육대회가 개최되는데 지역특색에 맞는 다채로운 행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참석해주신 주민 분들이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군민체육대회에는 군비 1억7천100만원이 투입됐다.

 

다음은 종목별 수상명단

▲게이트볼 △1위 청성 △2위 군서 △공동3위 안내·군북

▲그라운드 골프(괄호 안은 동호회 이름) △1위 옥천(관성) △2위 옥천(죽향) △3위 청산(청산)

▲럭비공 차고 돌아오기 △1위 동이 △2위 안내 △3위 청산

▲고깔모자 쓰고 의자 먼저 앉기 △1위 안남 △2위 군서 △3위 군북

▲비료 가마니 들기 △공동1위 청산·군북 △3위 군서

▲혼성 400m 계주 △1위 군서 △2위 옥천 △3위 안남

▲초등학교 100m 달리기 남자 △1위 옥천(설지우) △2위 이원(하승원) △3위 청산(임혁진)

▲초등학교 100m 달리기 여자 △1위 옥천(강민서) △2위 안남(유미나) △3위 군북(박지민)

▲협동공굴리기 △1위 안남 △2위 청성 △3위 동이

▲훌라후프 릴레이 △1위 군북 △2위 동이 △3위 군서

▲투호 △1위 청성 △2위 안남 △3위 안내

▲입장식 △1위 청산 △2위 이원 △3위 청성·군북

▲다수 인원 참여 △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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