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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요리하는 '도란도란'에 어서 오세요
사랑을 요리하는 '도란도란'에 어서 오세요
  • 박시은
  • 승인 2019.10.0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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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클럽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으로 2015년 개업해
밑반찬 나눔 사업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음식 나눠
기자가 직접 도란도란의 오천원 백반을 먹어봤다
왼쪽부터 이경자(63, 옥천읍 신기리)씨, 성윤호 담당자, 이경은(68, 옥천읍 삼양리)씨.  이들은 시니어클럽 '도란도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자(63, 옥천읍 신기리)씨, 성윤호 담당자, 이경은(68, 옥천읍 삼양리)씨. 이들은 시니어클럽 '도란도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주방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남겨본다. 
이경자(63, 옥천읍 신기리)씨가 계란찜을 만들기 위해 계란물을 휘젓고 있다.
이경은(68, 옥천읍 삼양리)씨가 밑반찬을 담고 있다.

■‘도란도란’ 이경은씨와 이경자씨를 만나다
인간생활 기본 3요소인 의식주. 3요소 모두 중요하지만, 그중 ‘식’은 우리의 건강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이웃들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옥천시니어클럽은 2015년부터 ‘도란도란’ 식당을 운영해 저렴한 가격으로 이웃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밑반찬 배달 사업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든든한 한 끼를 나눈다. 위치는 옥천읍 삼양리 228-8.

도란도란은 시니어클럽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으로 현재 어르신 3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활동참여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익금을 참가 어르신들에게 나누면서 생계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도란도란에서는 오천원 한 장이면 맛있는 백반을 먹을 수 있다. 주반찬인 계란찜과 제육볶음은 고정메뉴. 밑반찬과 국은 아침에 강정순 선생님을 비롯한 아침반 어르신들이 준비해놓는다. 이경은(68, 옥천읍 삼양리)씨는 월·화·수요일 저녁, 이경자(63, 옥천읍 신기리)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에 도란도란에서 일한다. 이경은씨는 서빙 담당, 이경자씨는 달걀찜을 만들거나 국을 데우는 등의 주방일 담당이다. 이경은씨는 시니어클럽 식당 1호점이었던 ‘꽃밭에서’ 시절부터 일했다고 한다. 이경자씨도 어느새 도란도란에서 일한지 3년이나 됐다고. 

“힘들지 않으세요”하니 “힘들긴 뭐, 재밌어서 하는 거지”하고 듬직한 대답이 돌아온다. “여름이면 엄청 더울텐데”하고 다시 말을 건네니 “여름에는 덥긴 덥지”하고 다시 대답이 나온다.

“그래도 재밌어. 친구들도 만나고. 도란도란 하는 사람이 서른 명 정도 되는데, 이거 안하면  못 만났지. 한 달에 한 번씩 도란도란 참가자들끼리 모임하면서 놀아요.” (이경은씨)

“식당 안에서 맛있는 거 만들어 먹고, 얘기도 나누는 거지. 일하면서 알게 된 사람도 있고, 가까워진 사람도 있고. 친구가 많아져서 좋아요.” (이경자씨)

매년 한 번씩 시니어클럽에서 여행을 다녀올 때면, 어르신들은 서로 더 가까워진 걸 느낀단다. 제주도, 일본 등 다양한 관광지를 다녀오면서 참가자들끼리 좋은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고. 어르신들에게는 도란도란이 단순한 일터가 아닌, 친구와의 추억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존재다. 어떤 기억들보다도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이 기억에 남고, 특별한 순간이란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던 넉넉한 정은 동료 간의 사랑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 

도란도란에서 기자가 직접 오천원을 내고 먹은 백반.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성한 구성이다. 잔뜩 부풀어오른 계란찜이 인상적이었다.
도란도란에서 사용하는 재료의 원산지가 적혀있다.

도란도란에 왔으니 백반을 먹어보지 않으면 아쉽다. 이경은씨와 이경자씨에게 기자가 먹을 저녁밥 한 끼를 부탁했다. 오천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는 풍성한 구성. 밥상다리가 부러진다는 말을 기자는 단박에 이해했다. 한 술 떠보니, 반찬 지원을 받는 어르신들이 왜 그토록 도란도란을 고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주반찬 중 하나인 계란찜은 폭신하게 부풀어 부드러웠다. 이경자씨가 열심히 계란물을 휘저은 결과다.

기자는 취재 전 주전부리들을 먹고 온 상태였지만, 밥 한 공기를 말끔히 비웠다. 남긴 반찬을 싸달라고 부탁하자 이경은씨와 이경자씨가 새로 싸주겠다며 일어선다. 어차피 남으면 버려야하니 그냥 가져가란다.

“사람이 밥을 잘 챙겨먹어야지.” (이경은씨)

“김치는 이거 싸주면 되려나?” (이경자씨)

“아니 그거 말고 얼마 전에 만든 거. 맛있게 먹어요.” (이경은씨)

 

이번엔 식당 난간에 걸터 앉아 사진을 찍어본다. 성윤호 담당자가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려본다.

■ 어르신들이 칭찬하는 성윤호 담당자

이경은씨와 이경자씨가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 한 남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시니어클럽 성윤호 복지사. 부드러운 미소가 매력적인 그는 도란도란의 운영을 돕고 있다. 더불어 시니어클럽의 다른 업무도 맡고 있어서 식당에 내내 있는 것은 아니란다. 도란도란에 하루 평균 몇 명이 오는지 물었더니 날마다 크게 다르다고 대답했다. 장날이면 5~60명, 적을 때는 6~7명 정도가 하루에 온다고.

“우리 선생님 잘생겼지, 일 잘하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요.” (이경자씨)

“그렇지. 꽃미남이지.” (이경은씨)

이경은씨와 이경자씨는 그를 ‘꽃미남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매우 아끼고 있다. 이경자씨와 이경은씨에게 사진을 부탁했을 때, “성윤호 선생님이 찍어야 저도 찍을래요”라는 대답이 나올 정도다. 기자가 조르고 졸라 셋이 사진을 함께 찍게 됐다. 성윤호 담당자와 사진을 찍는 이경자씨와 이경은씨의 표정이 해처럼 밝다(촬영을 허락해주신 성윤호 담당자에게 감사드립니다).

“어르신들이 열심히 참여해준 덕분에 반찬 사업과 식당이 잘 진행되고 있어요. 도란도란을 이용할 때 예약하시면 백반 말고도 백숙이나 동태찌개, 불고기 등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성윤호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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