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석
옥천민예총 문학동인지 제27집 『그래도 꽃』

잎사귀 서걱이는
갈대숲으로 오라
무슨 할 얘기가 많은지
귓속말로 소곤대는
가을의 속삭임이
작은 메아리로 울려나고
촉촉이 이슬 머물던
이파리 끝으로
나락에 떨어진 고단함이
한숨짓는 곳
그곳에서 철 지난
노래를 불러보자
하염없이 떠가는 구름은
벗이 되어주고
수면을 간질이던
바람이 콕 찌르면
은물결 출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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