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과 돌·칠순잔치 등 종합 행사장 자리매김
2017년 유한회사 명가로 전환, 한정식·브런치·웨딩홀·모텔 운영
김재종 회장 ‘지역민이 즐거울 수 있는 공간 만들어 나갈 것’

명가 임직원들. 앞 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김정은 대표이사.

 

명가. 결혼식·돌잔치·피로연 등 각종 가족행사부터 토론회·포럼·송년회 등 단체모임까지 우리고장 행사 상당수가 열리는 명가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발이 넓은 사람이라면 매주 명가를 방문해 사람들을 만나고 축하의 마음을 전해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초기 소갈비 식당으로 시작한 명가는 오늘날 한정식, 브런치, 웨딩홀, 모텔 등 4개 사업 분야를 동시에 영위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각종 부침을 겪으면서도 옥천의 대표적 공간으로 거듭난 명가를 지난달 22일 찾아갔다. 11월4일은 명가 30주년이었다.

명가는 1993년 11월4일 ‘가든 명가’로 문을 열었다. 사진은 명가 전경.

 

■ 소갈비식당 ‘가든 명가’로 시작

명가는 김재종(68) 유한회사 명가 회장과 배우자 권정순(66) 명가 이사가 1993년 11월4일 처음 문을 열었다. 건설사 한양건설(주)를 운영하던 김재종 회장은 권정순 이사의 제안으로 ‘가든 명가’를 처음 만들었다. 

당시 ‘가든’은 고급식당으로 평가받았으며, 옥천에서는 다섯 개 안팎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수가 적었다. 보통 소갈비나 돼지갈비를 파는 식당을 ‘가든’이라 부르던 관행에 더해 ‘밝은 집’이라는 의미로 ‘명가’라는 명칭을 붙이고 운영을 시작했다고. 

가든 명가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최대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다 연회장을 갖춰 결혼식과 돌잔치, 회갑 및 칠순잔치 등 행사가 꾸준히 열릴 정도로 사람들이 찾았다. 가든 명가는 내부 시설을 개선해 오늘날 한정식당 명가마을로 운영되고 있다. 

매달 한우 2마리를 써야 할 정도로 식당 사업이 궤도에 오른 명가는 본격 확장을 시작했다. 많은 지역민들이 결혼식이나 칠순잔치 등 가족모임 장소로 명가를 선택하면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행사장과 제반시설이 필요해져서다. 현재 컨벤션홀과 2층 보나페티(브런치 식당), 명가 모텔 등 건물이 1997년에 지어졌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시설을 만들기 시작한 이때 ‘IMF사태’가 터졌다. 한창 공사중인 시기에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여신금리가 순식간에 25%까지 올라가면서 건축공사도 큰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당시 김재종 회장은 일주일간 공사를 중지하고 고민 끝에 무리를 해서라도 완공을 해야겠다 판단했다. 과도한 빚으로 어려움을 겪을 뻔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성공적 투자였다.
 

명가는 한식당과 브런치식당, 컨벤션홀, 웨딩홀, 모텔로 구성되어 있다.
김정은 대표이사가 컨벤션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주민행사가 열린다.

 

■ 명가 인기의 비결은 ‘맛과 서비스’

20억원을 들여 어렵게 시설을 완성하고, 구제금융 여파가 진정되면서 사업은 호황을 맞았다. 결혼식 수요가 급증하자 2004년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명가 하우스 웨딩홀을 추가로 만들어 행사를 위한 복합시설을 완성했다. 

2000년대와 2010년대는 명가의 최전성기였다. 주말이면 결혼식과 돌잔치 및 칠순·팔순잔치로 사람들이 몰리고, 평일에도 각종 행사가 점심과 저녁마다 열렸다. 지자체는 물론 주민들의 모임·행사도 명가에서 열리는 게 일상이었다. 

많은 행사가 명가에서 열리는 이유 중 하나는 맛과 서비스라는 게 명가 종사자들의 평가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것도 장점이지만, 음식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꾸준히 개발을 해왔다는 의미다. 명가에서 제공하는 한정식과 브런치, 뷔페도 계절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줘 방문객들의 취향을 최대한 맞추고자 하고있다 설명했다.

브런치를 만드는 오영택 실장은 “가족단위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모두가 두루 좋아할 메뉴들로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밥을 먹으면 배부르게 먹어야 하고 맛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제 겨울이 다가오니 겨울 메뉴와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 메뉴도 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웨딩홀에서 제공하는 뷔페 음식을 만드는 마금락 부장도 “대도시 뷔페와 비교해 화려하진 않지만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제공하고 의견을 받아 꾸준히 보완을 하고 있다”라며 “뷔페에는 80~90여가지 음식들이 제공되는데, 계절별로 메뉴를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런치식당 ‘보나페티’ 내부 모습

 

■ 제2의 위기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복합시설로 발돋움한 명가는 2017년 유한회사 명가로 법인을 변경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당시 김재종 회장이 옥천군수로 당선되면서, 장녀인 김정은(43) 대표이사가 전면에 나서 사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김정은 대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큰 사업체를 운영하게 됐지만 무리는 없었다. 초창기부터 김재종 회장과 함께 사업을 확장해온 권정순 이사가 있었고, 김정은 대표 본인도 명가에서 일을 해와서다. 김 대표는 젊은 감각을 살려 브런치카페 보나페티를 여는 등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하기도 했다.

무난하게 사업을 영위할 것이라 예상하던 명가는 2019년 두 번 째 큰 위기를 맞았다. 바로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사실상 사업의 중심축이었던 김재종 회장이 군수 임기 수행으로 빠진 상황에, 코로나19와 그로인한 사회적 격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루 매출 0원이 찍히는 경우도 여러 날이었다는 당시 명가는 대규모 적자에도 인원을 줄이지 않았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관계, 나아가 지역사회와 명가의 관계를 지키는 게 핵심이라 봤다.

17년간 명가에서 일했다는 김도호 지배인은 “힘든 상황에서도 꾸준히 단골손님들에게 연락해 이용을 부탁하고 또, 최선을 다해 서비스 했다. 행사도 이익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명가를 찾는 지역민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은 팬데믹을 극복하는 동력이 됐다. 명가에서 돌잔치를 한 아이가 자라서 결혼식을 하고, 결혼을 한 청년의 부모님이 칠순잔치를 하는 등 관계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김정은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도 명가는 사람을 남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이윤이 낮아도 가격인상을 최소화하고 푸짐하게 음식을 제공하는 이유”라며 “많은 분들이 지난 30년간 명가에서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돌아갔다. 그 기억과 경험이 유지되고 더 커지도록 하는 게 명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대표이사

 

■ 변화하는 수요 반영, 꾸준히 변화하는 명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지만 명가를 찾는 사람들의 규모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팬데믹 기간 각종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축의금만 보내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행사장을 찾는 주민들도 줄어서다. 팬데믹 이전에는 1개 결혼식 평균 하객수가 450명이었으나, 지금은 300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여전히 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명가는 꾸준한 투자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신사업을 구상하고 실현해 변화하는 수요를 반영하는 게 지역민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길이라 판단했다.

김재종 회장은 “30년간 명가를 운영하고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위기일수록 투자를 줄여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명가가 30년동안 호황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계속 위기만 있었던 것도 아니”라며 “유한회사 명가는 앞으로도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게 우선 목표다. 조경도 개선하고 음식도 더 맛있게 준비해 지역민뿐 아니라 외부인들도 옥천을 찾아 우리의 음식문화를 즐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가는 향후 신사업을 꾸준히 펼쳐 지역민은 물론 외지인들이 방문하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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