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옥천문단 제20집]

 

기차를 타면 흔들린다
철거덕, 철거덕
주기적으로 바퀴와 레일이 주는 소음이
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
어머니의 심장 소리처럼 느껴진다
가장 에로틱한 밀실처럼
허리를 숙이고 설레는 소리
나는 한 걸음도 떼지 않은 채 목적지에 다다른다

마주한 바람이 잉태하는 옥천역,
녹음된 말소리가 땅에 떨어지자마자
무거운 공기 속에서 굴절하여
위로 구부러지듯이 진로를 바꾸는
철커덕, 철커덕, 철커덕,
침묵의 충만함으로부터 나오는 소리는
서로 속하는 것이다
홀로 앉은 그리움, 서두르지 마라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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