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 [정지용문학상 제10회 수상작]
서리 덮힌 기러기 죽지로
그믐밤을 떠돌던 방황도
오십령伍十嶺 고개부터는
추사체로 뻗친 길이다
천명天命이 일러주는 세한행 그 길이다
누구의 눈물로도 녹지 않는 얼음장길을
닳고 터진 알발로
뜨겁게 녹여 가라신다
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록한 꽃진 흘려서
자욱자욱 붉게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
서리 덮힌 기러기 죽지로
그믐밤을 떠돌던 방황도
오십령伍十嶺 고개부터는
추사체로 뻗친 길이다
천명天命이 일러주는 세한행 그 길이다
누구의 눈물로도 녹지 않는 얼음장길을
닳고 터진 알발로
뜨겁게 녹여 가라신다
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록한 꽃진 흘려서
자욱자욱 붉게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