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옥

코로나로 마른 시간
말을 잃은 빈 가슴들
푸석푸석한 민낯에
무수한 얘기들
숨구멍 입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빈 하늘
물벼락 맞은 사람들 
잠깐 눈 감았다 뜬 사이
말은 기억없이 사라졌다

금세 흥건한 동공 속으로
묵묵히 서 있던 산조차
자식 같던 농토 짓뭉개고
구멍뚫린 가슴만이 남았다

바이러스에 감금당하고
태풍에 밀려나고
부서진 그 파편에 가슴 베이고
둥글던 웃음이 깎여나가고

더위에 밀려
바이러스에 
흔들흔들
몸에 열꽃이 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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