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후영 (옥천문단 제20집)

목련화처럼 화사한 어머니는
학림산방 푸른 정원에서
백수잔치에 어깨춤을 추다가
치매가 연분홍 앞치마처럼
곱게 찾아와 천국을 만나
삼년간 선녀들과 소풍 하다가
백셋에 실로암을 떠나
화성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천국으로 어머니를 찾아가면
“무슨 법이 생겨서 이러는 거여?
왜 우리는 헤어져 사는겨?”
하면서 굴뚝새처럼 웃었지
“어머니 여기가 우리 집인걸”
만날 때마다 가슴팍이 며진다

바람에 끌려오던 하늘 구름
흔들리던 포도나무 잎들은
몇 년이 지나도 생생히 기억나는
어머니의 잔잔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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