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_지난 13일 옥천지용시낭송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박호희 씨가 한 편의 시를 보내왔습니다. 지인이 구읍 교동저수지 인근에서 핀 금계꽃을 보고 시를 썼는데 신문에 꼭 좀 실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시를 쓴 사람은 옥천공설시장 인근에서 25년간 '함지박식당'을 운영했던 김정자(65, 읍 가화리) 씨입니다. 지난달 21일 구읍에 잠깐 놀러갔는데 우연히 본 금계꽃이 예쁘게 다가와 이틀 뒤에 시를 한 편 뚝딱 썼다는군요. "저는 시 쓰는 사람도 아니고, 시도 잘 몰라요. 부끄럽네요." 이 시를 본 박호희 씨가 시를 쓴 종이를 챙겨가더니만 신문에 기고를 요청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하는데요. 금계꽃의 왈츠, 한 번 감상해보실까요.

 

금계꽃의 왈츠

원경(原敬) 김정자

 

길 따라 능선에 한가로이 핀 금계꽃
샛노란 빛깔이 너무나 예뻐서
그 앞에 서서 설레는 가슴에
스며드듯이 가슴에 물을 드린다

금세 온통 바뀌어 활짝 핀 금계꽃
바람결에 장단을 맞추어
가지가지마다 왈츠를 추면서
나에게 손을 내밀어
그곳에 머물게 하네

잠시 그 곁에서 나도 금계꽃처럼
예쁘게 익어가는 소녀가 되어
금계꽃향기 한가득 가슴에
담아왔노라

익어가는 소녀는
예쁜 금계꽃을 닮아보련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