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석_옥천문단 제20집

우리 집 창은 9층에 산다.
동창東窓은 미명부터 손님들 북적인다.
지척咫尺거리 산자락 꼬마산새 놀러와
잔망스런 조잘조잘 아침인사 반갑고.
장끼의 외마디와 수다쟁이 까치 소리 정겹다.
창틈으로 빼꼼히 황금 햇살 눈인사 할 땐
마음 창 활짝 열려 청쾌한 출발이다.

남으로난 창窓은 세상이 보인다.
해 뜨면 신호등 따라 시시각각 개미장 날인데
유독 눈길은 지근至近의 유치원에 머문다.
학교에 흩뿌린 추억 조각 주우려 간다.
밤이면 달님 별님 눈 맞추는 이야기 있고.
점멸하는 오색 불빛 사는 얘기 들어 보고

우리 집 창窓은 높아서 좋다.
산 속 식구 하늘 친구 만나서 좋다.
추억 여행 갈피갈피 꿈 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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