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데도 없다

부질없이 두 손 모으지 마라 
완성이라는 말도
다만 저 멀리 비켜서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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