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호수 길

한 세상 부모님 꿈길에서 태어나 
희망으로 사랑받으며 희로애락 은행 길
숫자 여행으로 한편의 극을 마감한다

돌잔치 후 반지 팔아 기쁨 속에 태어나 
행복하게 사랑으로 가득 채워 줄 생각을 하니
설레어 몇 번이고 만지고 안아본다

우리의 사랑이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며
점점 자라 혼란스러운 사춘기에
이곳저곳을 헤매고 각종 사건 속에 
속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중년에 안정 찾고 낡아 구겨진 통장 속에 
찍혀있는 수많은 삶의 흔적들은
한 줌 재로 흩어질 통장 껍데기 안에
돈이라는 욕심 악의 뿌리였음을 뉘우칠 때
이미 덧없는 물거품이였더라

항해 길 파고 언성 높이지 말라
모두가 똑같이 종착 항에선 
갈매기 물수리 밥 되고 털만 남기는
통장 같은 숫자 인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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