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그녀의 손이 마우스를 둘러싸고 메일함에서
그녀가 떠다닌다
메일을 열 때마다 피어나는 냄새
까만 눈동자를 굴리는 쥐새끼들이 살림을 차리고 있다
번식력 좋은 새 땅에 놈들이 숨어들어 왔다
그 방은 천장이 낮아서
밤이면 쥐새끼 때문에 잠을 설쳤다
초저녁에 가만있다가 새벽녘만 되면 덜거덕거려서
꼬챙이로 천장을 두드려도 소용없었다
쥐약을 놓아야 하나, 고양이를 키워야 하나,
도주경로 차단 후에 몰아서 때려잡아야 하나
완전 퇴치는 불가능
내 집 쥐를 쫓으면 다른 집으로 갔다가
결국엔 각종 병원균을 가지고서
다시 내 집으로 돌아왔다
쉿 비밀을 엿듣는 쥐새끼가 숨어 있을지도 몰라
어느 사이 바르르 기어
구멍으로 들어가 버린 쥐새끼
불룩해진 그림자에 밤이 먹히고 있다.

불면증을 실행하고 조작하는 버튼,
위험하게 놀 생각을 굴리는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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