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숙(81, 옥천읍 문정리)시니어기자
오희숙(81, 옥천읍 문정리)시니어기자

내가 살던 곳은 파란 하늘을 보지 못 했다. 

그곳은 바로 서울이라는 특별시다. 살던 곳에서 북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조금은 다른 하늘이 보이는 곳이 있다. 

4.19 탑이 있는 곳이다.  그곳은 우이동 골짜기라 나무도 있고 숲도 우거진 곳이라 하늘이 조금 맑게 보인다. 다른 곳은 차에서 나오는 매연 때문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없다. 

공기 또한 마찬가지다. 숨쉬기 조차 어렵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힘든 것인 줄은 다들 잘 모른다. 금산 사는 동생이 서울에 왔는데 숨을 못 쉬겠다고 하면서 '아이구 서울 사람들 독한 사람들이다, 여기서 어떻게 살까'를 연거푸 말한다.

서울서 고향에 내려와 살면서 시골 공기가 이렇게 좋구나 하는것을 느꼈다. 하늘은 또 얼마나 맑은가? 내 갤러리에는 옥천 하늘만 줄줄이  있다.  하늘만  맑으면 셔터를 누르기 때문이다.  나는 옥천 내 고향 하늘을 좋아한다.

이렇게 맑은 하늘을 싫어할 사람이 있는가. 하기야 젊어서는 사느라 하늘 보며 감상할 틈도 없었다.

언제 한가히 하늘 보며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있었을까. 누구나 일에 밀려 고단할 뿐이었다. 이제 나이가 드니까 하늘이 어떻네 나무가 어떻네 하며 너스레를 떨어본다. 

늙는 것도 그냥 늙는 게 아니구나. 다 댓가를 치르며 얼굴에 계급장 하나씩 달며  온 것 아닌가.  군대서 쓰는 말 '짬밥'을 무시 못 한다는 그 말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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