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30마리로 시작한 축산업 이제는 160마리 '어엿한 축산업자'
지난 4일 청정축산 환경대상 지역대상 최우수상 거머쥐기도
"축산도 농업…철저한 관리로 위생 잡고, 질좋은 한우 생산"

16일 오후 4시 동이면 세산리에 있는 창현농장을 찾았다. 다음은 박창현(60)씨의 모습.

지난 4일 충북농협에서 주최한 청정축산 환경대상 지역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우를 키우는 농가로서 깨끗한 축산환경을 만든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마을 주민과 축산 농가 간 축사 악취와 가축 분뇨 처리 등을 놓고 갈등이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상황이기에 해당 수상의 의미는 더 크다. 이는 곧 박창현(60, 동이면 세산리)씨가 밤낮 쉴새없이 깨끗한 축사를 만들기 위해 철저한 관리를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축사 소독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철저한 관리를 하면 냄새도 저감되고, 자연스레 악취로 인한 주민 민원도 줄어들죠. 가축 분뇨는 친환경우리소영농조합법인 황진호 대표가 경축순환자원화센터로 가져가요. 개인 퇴비사가 있기는 한데, 전량 수거가 센터를 통해 되기 때문에 더 편리하죠. 축분을 수거하는 자원화센터가 지역에도 몇개 없는 걸로 알아요. 대청호주민연대에서 퇴비쿠폰도 지급하고 있으니 가축분뇨 배출 기준이 강화되도 옥천은 큰 타격은 없을 것 같아요." 

박창현씨는 지난 4일 충북농협에서 주최한 2019년 하반기 '청정축산 환경대상 지역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역예선을 통해 선발된 충북도내 농가들은 전국 대회 심사 대상이 된다. 올해 하반기 결과가 나온다. 다음 사진은 박창현씨와 보은옥천영동축협 맹주일 조합장, 군 친환경농축산과 축산팀 박준무 팀장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창현농장을 방문해 찍은 것이다.

박창현씨는 10여년 전 처음 축산업에 발을 들였다. 당시 축사를 만들 때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하기도 했다. 1천m규모, 주민들은 결코 작지 않은 축사 규모를 두고 악취나 가축 분뇨 배출 문제를 우려했다. 하지만 박창현씨는 우려를 보내는 이들에게 악취나 축분 배출 문제로 피해를 끼칠시 즉시 축사를 접겠다고 약속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고 관리를 하면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주민들을 설득해서 소키우기를 시작했죠. 처음에 집단 민원을 받았을 때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주민들의 생활권 역시 존중되야 하니까, 최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를 했죠. 지금은 민원이 없어요. 5년 전 쯤에는 아예 축사 앞에 집을 지었어요. 소들을 더 가까이에 돌보려는 마음이 컸죠. 악취 문제가 있다면 살지 못했을 거예요. 그만큼 자신있다는 말이죠."

처음에는 소 30마리로 시작했다. 생후 30개월 되는 한우를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 할 때 느꼈던 감정을 잊지 못한다. 정말 울컥했다. 다 키운 자식 새끼를 타지로 보내는 느낌이었다. 

"축산업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멘토로 이은구 선생님을 만났어요. 그 양반이야 뭐 내로라하는 소 박사죠. 그 분을 만나서 많이 배웠죠. 그래서 큰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었는데, 소들을 보낼때는 가슴이 저릿하더라고요."

1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쉬운 감정이 무뎌지기는 했다. 아쉬운 감정을 뒤로 하고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소들이 자라났으면 하는 마음에 온 신경을 쏟는다. 보통 축사 한칸(5mX10m)에 6~7마리 소가 적정 두수 기준이지만, 여유 공간이 많이 남지 않는 게 현실이다. 박창현씨는 소들이 조금 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축사 한 칸에서 4마리를 유지한다. 

"산란계도 방사형으로 키운 게 더 건강하다고 하잖아요. 동물복지농장이라고 하죠? 저희도 되도록 소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을 마련해주려고 노력해요. 음악도 틀어줘서 스트레스도 낮추려고 하고요. 집 안에는 축사 안에 설치한 CCTV를 볼 수 있는 화면이 마련돼 있어요. 아무래도 혼자 키우다 보니까 한 눈에 소 상황을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죠." 

박창현씨 집에 놓인 CCTV 화면.

구제역, 브루셀라 등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가축 전염병들에 대한 두려움은 늘 안고 산다. 다행히 10년 넘게 축산업을 하면서 이들을 마주한 적은 없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한 관리를 한다해도 예기치 못한 순간에 퍼지는 게 가축 전염병이기에 늘 주의를 기울인다.

"운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축산인들이 예방을 철저하게 한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거든요. 최대한 소독을 잘하고 백신 예방접종도 주기적으로 행해서 발생률을 최소화해야죠."

2008년 소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기 위해 옥천에서 서울까지 집회도 많이 다녔다. 생존권의 문제였다.

"그때 당시에는 서울로 데모를 많이 하러 갔죠. 10년 정도 지난 지금은 어떠냐고요? 저는 아무리 수입산 쇠고기가 들어온다 해도, 한우가 가진 브랜드 가치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가 몸을 담고 있는 '청풍명월' 브랜드만 해도 그 이름만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는 한우를 생산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한우 시장에서는 공급량 보다 수요량이 더 큰 상황이다. 그만큼 한우를 믿고 먹는 소비자층이 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내 자신에게도 떳떳하고 소비자들에게도 건강하게 제공할 수 있게 소를 키우는 거예요. 이를 위해 해썹(HACCP·위해요소집중관리)인증도 받았고 이같은 노력의 결실로 이번 청정축산 환경대상도 받고, 지난 1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도 이루게 됐죠."

박창현씨는 앞으로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꾸준함'을 무기로 축산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꾸준하게 축산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군에서 행정적인 지원 역시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봐요. 보은군 같은 경우는 아예 축산과가 따로 있잖아요. 보은보다 축산업 종사자 수가 적기는 하지만, 군 차원에서 조금더 축산인을 전문적으로 지원했으면 합니다."

소 먹이를 주고 있는 박창현씨의 모습.
소 먹이를 주고 있는 박창현씨의 모습.
축사를 청소하고 있는 박창현씨의 모습.
환하게 웃고 있는 박창현씨의 모습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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