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숙(81, 옥천읍 문정리)시니어기자
오희숙(81, 옥천읍 문정리)시니어기자

내가 젊었을때 서울 가면 눈 감지 말아라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 했다. 

그만큼 서울은 시골보다는 복잡하고 산만했다. 서울 사는 고모가 시골 오면 줄줄이 연이어 오는  차를 끊고  지날 수 있어야 서울서 산다고 했다. 전철이 시내를 천천히 가는 것도 보고 신기했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래도 시골 사람치고는 제법 잘 찾아다닌 것 같다. 옥천서 서울 가려면 6~7시간 걸렸다. 그것도 연착이 잦았다. 비둘기호, 통일호, 무궁화호, 새마을호, 케이티엑스호로 발전해 지금은 대전에서 서울은 한 시간이다. 이렇게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 요즘엔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이 보이는 것 만치 복잡해졌다. 

예전에는 편지나 전화로 소통했는데 요즘엔 손에 들고 다니는 핸드폰 이라는 것이 나오고는 머릿속이 텅 비게 만들었다. 집전화로 걸 때는 외워서 머릿속에 자손, 친척, 친구의 전화번호가 가득 메모되어 있었다. 지금 나는 내 전화번호 딱 한 개 들어있다. 전화가 고장이나 잃어버려서 연락이 끊어진다 생각하면 진땀이 난다. 

외출을 하다가도 손에 폰이 없으면 다시 들어가 찾아들고 나간다. 어떤 때는 편리하다가도 애물단지다. 가끔 전화나 문자에 겁이 덜컥나는 보이스피싱이 뜬다. 

젊은이들도 똑똑하다는 사람들도 당하니 말이다. 이들의 수법이 날로 발전하니 그야말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낳지 않은 딸도 있다. 조카가 돈을 찾으러 왔는데 확인을 하려하니 비밀번호를 알려 달란다. 그럴 리가 하며 끊었다. 어제는 ‘엄마 모든 앱 다 열어놓고 기다리라’는 문자가 왔다. 삭제를 눌렀다. 아직은 잘 넘어갔는데 언제 무슨 수법이 나를 위협할까 하는 염려다. 지금은 눈뜨고 코 베어가게 생겼다. 오래 살다 보니 치매도 염려되는데 어쩔까. 여기저기 덫이 많은데 잘 피해 살자고 스스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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