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분(87, 옥천읍 문정리) 시니어기자
김학분(87, 옥천읍 문정리) 시니어기자

겨울 동지 섣달은 밤도 길다. 책 보다 시계를 보면 시간은 끝없이 여유를 부린다. 아직도 시간은 밤 12시가 좀 넘어간다. 겨울밤도 길고 따라서 외로움도 길다. 

이런 때 어느 곳에 따뜻한 사람이 있어 나의 언 몸과 마음을 녹여줄 수 있을까. 따뜻하고 두꺼운 옷을 찾아 입어도 데워지지 않고 소리없는 아픔은 깊어가며 마음은 울고 있습니다. 당신의 따뜻한 웃음과 손짓을 찾아봅니다. 

그대가 좋아하는 멜로디도 연상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들어도 눈물만이 흐르면서 더 이상의 기쁨은 잊었습니다. 아무리 추운 동지 섣달이라도 옆에만 계시면 따뜻하고 포근한 햇살같아 좋았습니다. 

나의 보호자, 나의 길잡이, 나의 생명되시던 그대! 왜 못 오시나요? 산이 막혀 못 오시나. 물이 막혀 못 오시나. 대문도 열어놓고 내다보며 기다리나 님은 영영 못 오십니다. 

엊저녁 꿈에 그대는 빈 리어카를 끌고 열심히 어디로인가 갔습니다. 내가 따라가도 못 따라 붙었습니다. 무엇이 바쁘셔서 그리 빨리 가셨는지요? 같이 가자고 소리치다 깼습니다. 시간은 새벽 2시가 넘었는데 그 길로 잠이 안 와 뒤척이다가 6시에 거실에 나가 앉아 기도를 했습니다. 

이제는 추워도 목도리를 감아주는 사람도 없고 외로움만 산같이 쌓이니 이 외로움을 그 누가 풀어주나요. 

하나님 외롭지 않게 해주셔요. 슬픔이 더 이상 깃들지 않게 해주시고 주님께서 품어 주셔서 평안함과 기쁨을 갖게 하여 주소서. 

그러실 것이라 믿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