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숙 (77, 동이면 지장리) 시니어기자
조명숙 (77, 동이면 지장리) 시니어기자

아가야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을 보렴.

가을 하늘이 파랗고 뭉게구름이 정감을 주고 그리움의 늪으로 빠져드는 걸 부정할 사람은 하나도 없단다. 솜털같은 뭉게구름 속에는 아늑한 작은마을과 산골의 오두막집이 그려진단다. 아가야 놀러가자. 그 옛날로 놀러가보자. 찐한 옛날 사투리를 들려줄께. 땅속에서 끌어올린 우리 옥천 사투리 좀 느껴보거라.

아부지  : 야덜아 싸게싸게 인나지 뭣들 하냐?
아버지 : 얘들아 빨리빨리 일어나지 뭣들 하니?

어매 : 큰 아야 삽짝열고 고샅부터 쓸거라
어머니 : 큰 애야 사립문 열고 길가 부터 쓸어라

어머이 : 누굴든 도구통에 쑤수좀 빠셔라
엄마 : 누구든 절구에 수수좀 빻아라

어머이 : 장꽝에 가서 투가리에 지랑 좀 떠 오너라
엄마 : 장독에 가서 뚝배기에 간장 점 퍼 오너라

큰 딸 : 어머이 올뱅이와 새뱅이 넣어 겅거니 좀 해줘요
큰 딸 : 엄마 우렁과 새우 넣어 반찬 좀 해줘요

작은 딸 : 나도 멱국에 짐 꿔줘. 씬나물 짐치도 맛있는데 담북장은 냄새가 나 싫어
작은 딸 : 나도 미역국에 김 구워줘, 씀바구 김치도 맛있는데 청국장은 냄새가 나 싫어

둘째 오빠 : 문대기 난다. 짚새기 좀 털지 마라
둘째 오빠 : 먼지 난다. 짚신 좀 털지 마라

둘째 딸 : 설겅에 있는 나싱개국 먹어야지
둘째 딸 : 찬장에 있는 냉잇국 먹어야지

셋째 딸 : 짜구나무에 산내키로 그네 만들어야지
셋째 딸 : 자귀나무에 새끼줄로 그네 만들어야지

어매 : 샴에 가서 타래박으로 물 좀 떠 오너라
어머니 : 우물에 가서 두레박으로 물 좀 퍼 오너라 

넷째 딸 : 아부지 난 독짝 우에서 사금파리 갖고 반두깨 할거여
넷째 딸 : 아부지 난 들위에서 사기그릇 깨진 것 갖고 소꿉놀이 할거야

어매 : 도장에 가서 외좀 갖고 와라
어머니 : 광에 가서 오이 좀 가지고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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