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숙 (77, 동이면 지장리) 시니어기자
조명숙 (77, 동이면 지장리) 시니어기자

작은 물방울도 바위를 뚫을 수 있구나고 느낀 사례가 있어 말씀드립니다. 저는 시니어기자입니다. 경력은 7-8개월의 초보이지만, 열정과 관심은 베테랑 기자의 실력을 능가한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2022년 1월에 노인장애인복지관 '시니어기자 모집' 공고를 접하고 자신도 없고 실력도 없지만, 복지관과 옥천신문사의 따뜻한 배려가 있음을 확신하며 신청했습니다. 

컴퓨터도 능숙해야 할 것 같아 컴퓨터 수강도 별도로 신청하였습니다. 지금은 휴대폰 사용도 익숙하여 휴대폰으로 기사를 써서 전송하기도 합니다. 

시니어기자단에 합류하고 보니 노인과 주민 입장에서 지역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어떻게 쓸지 항상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한편씩 기사를 작성하는데 노인의 입장에서 마을 주민의 눈으로 기사 쓸 소재를 항상 찾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기사 하나가 있습니다. 

지난 3월 우리마을 동이면 지장리 입구에 불법쓰레기가 작은 산더미를 이루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게 빨래판부터 양은대야, 심지어 농업용 폐비닐까지 자루째 쌓여 있었습니다. 종량제 봉투가 아닌 비료포대 또는 비닐봉지에 담겨진 쓰레기가 모든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릴 정도며 악취도 심하고 지저분하였습니다. 

늘상 보면서 비닐이 흩어지면 버스 운행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 같아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사를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직접 쓴 기사는 옥천신문을 통해 모든 주민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기사를 쓰고 나서 KBS청주방송국에서 시니어기자단을 취재해갔는데 제가 쓴 기사도 말씀드려 지난 3월31일 오후 5시45분 '지금 충북은' 프로그램에 방영이 되었습니다. 

기사가 나고 방송까지 나오게 되자, 옥천군청에서 쓰레기를 싹 치우고 '불법투기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라는 안내판도 설치하고 대각선의 전봇대에 CCTV도 설치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마을 입구에는 쓰레기가 하나도 없이 깨끗해졌습니다. 

저는 한낱 노인이고 일개 주민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직접 기사를 쓰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구나를 느낀 중요한 사례였습니다. 

이후에도 저는 겨울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도로 여기저기에 방치된 제설방지용 모래주머니에 대해 기사를 썼고 이것도 기사를 읽은 공무원들이 즉각 처리를 했습니다. 

저는 여러 사람이 보는 신문에 기사를 직접 작성하면서 지역의 많은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나이 든 노인이지만, 글을 쓸 줄 알면 얼마든지 시니어기자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 못지 않게 노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지역의 문제가 보이고 기사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과 마을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조금 더 깨끗한 마을이 되도록 두 눈 부릅뜨고 시니어기자로서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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