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일오백’, 커뮤니티호텔H, 디지털노마드센터 운영도
‘나만의 삶을 기술하다’ 서천 한산 삶기술학교를 가다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나래기자단 8월20일 방문

[편집자주]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상임이사 전진숙)과 사단법인 커뮤니티저널리즘센터(이사장 황민호)는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옥천에서 제1회 농촌청소년기자단 양성과정을 진행했습니다. 8월18일부터 2박3일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은 취재기법, 기사쓰기, 인터뷰하기, 사진찍기, 라디오 기획 및 진행 등 다채롭게 이뤄졌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행안부지정 청년마을인 서천 한산삶기술학교에 방문해 취재활동을 했습니다. 농어촌에는 청년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농촌을 활력있게 바꾸는 청년마을을 직접 취재한 청소년들의 기사를 게재합니다.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은 해당 기자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나래청소년기자단’이라 이름지었습니다. 참여한 청소년기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현지(안성), 김빛나(안성), 김유나(울주), 이가향(울주), 서가윤(창원), 남궁현우(정읍), 최우용(정읍), 신용욱(아산), 김가영(안성), 이예림(공주)>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 있는 삶기술 학교, 이곳에서 청년들은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며 지역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8월18일부터 3일간 진행했던 농어촌청소년 기자단 프로그램의 마지막 행보는 27개의 청년마을 중 하나인 한산-삶기술학교였다. 끝없는 논을 달리던 그때 낡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소곡주’라는 문구가 가득한 건물들 사이, 삶기술학교에 도착했다.

총 관리를 맡은 김혜진 센터장이 투어를 해주었다. ‘커뮤니티호텔 H’은 인상적이었다. 

겉은 빨간 벽돌로 예전의 여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건물의 내부는 화이트 톤으로 외부와 대비되는 무척 깔끔한 모습이었다. 이곳은 청년들의 소통공간으로, 한달살기를 하러 온 청년들의 거주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조금 걸으면 바로 보이는 다음 건물은 ‘노란달팽이’, 샛노란 건물 외부가 눈에 확 뜨였다.

이곳은 예술품 전시 공간으로도 쓰였지만 지금은 거주공간으로 쓰인다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한산 디지털 노마드 센터’ 였다. 이곳에서는, 1천800개의 기업이 워케이션을 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워케이션이란 일(워크)과 휴가(베케이션)의 합성어로 회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이용해 업무를 보는 시스템이다. 지역이 살려면 기업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만큼, 워케이션은 기업이 지역으로 올 수 있게 도와준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워케이션을 허용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곳의 하루이용권은 만원으로 멤버쉽 제도로 운영중이다.

기업들의 워케이션을 진행하는 디지털 노마드 센터에서 삶기술학교의 공동체장인 김혜진(32) 센터장, 총 관리를 담당하는 추의령 매니저, 행정안전부 청년마을을 담당하는 황석연 서기관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마을이 ‘젊어졌다’, 황석연 서기관의 첫 말이었다. 그는 지역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라 말힌다. “지역이 활기를 잃고 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젊은 사람이 살게 해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지역에 와 불편함을 스스로 해결함으로써 동네의 풍경은 변화합니다.” 그는 이 변화를 ‘젊어졌다’고 말한다.

변화를 위해 행정안전부에서는 청년마을에 2억원을 3년에 걸쳐 지원한다. 이는 2018, 2019, 2020년 동안 각 연도별로 1개의 청년마을에 진행됐다. 3년 동안 이 3개의 도시는 모두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자 2021년 행정안전부는 12개의 청년마을을 지원했고, 2022년 역시 12개의 청년마을을 지원중이다. 지원금은 시나 도를 거치지 않고 청년들에게 바로 전해진다. 이는 청년들이 권한을 갇게 하기 위함이다.

“청년들이 권한을 가져야 해요. 미래의 주도권이 청년들에게 가도록 해야 합니다. 어른들이 청년들을 고용하는 것이 아닌 청년들이 중심이 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의 말은 고령화와 저출산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언젠가 청년이 되어 권한을 가질 날이 기대된다.

■ 한산에 빠져버린 김혜진 센터장과 추의령씨

황석연 서기관과 간담회 이후 김혜진 센터장과 추의령 매니저로부터 이곳에서의 생활에 대해 들었다.

김혜진 센터장은 4년 전 삶기술학교에서 청년기획자를 모집한다는 것을 듣고 이곳 한산에 와 삶기술학교의 첫 시작을 같이 했다. 그는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서울에서 20대의 대부분을 보냈다.

“도시에서의 삶은 저에게 흑백과 같았어요” 도시에서의 생활이 너무 힘들었던 그녀는 이곳에서의 생활에 만족중이라고.

그런 그도 처음에는 힘든 부분들이 있었다. 바로 ‘주민들과의 어울림’. 다들 다른 곳에서 온 터라 처음에는 주민들이 청년들을 반기지 않았다. 계속 지낼 사람들이 아닌 곧 다시 돌아갈 사람들로 생각했고 협조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민들과 김장도 하고 증명사진도 찍어주며 소통하는 시간을 보냈고, 주민들도 점차 마음을 열었다. 이에 대해 추의령 매니저는 “소통이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제가 이곳, 한산에 남아있는 이유는 ‘사람이 좋아서’가 큰 것 같아요. 주민들도 너무 잘 대해주시고, 마을 이장님이랑은 술도 마시는 사이가 되었어요.”
이곳에 온 지 3년 된 추의령 매니저는 이곳에 오기 너무 잘했다고 한다. 그는 이곳에 온 후 심적으로 매우 안정됐다고. “정신적으로는 힘든 점이 없어요”

삶기술학교에서 청년들은 모든 걸 본인 손으로 직접할 수 있다. 추의령 매니저는 공사에 참여해 짐을 나르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김혜진 센터장은 직접 홍보활동을 하러 다니는 등 사소한 일들 역시 청년들의 손이 안 닿은 곳이 없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새로운 것을 직접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요”
행정안전부 지원은 끝났지만 한달 전 삶기술학교는 창업자금으로 10억원을 투자받았다고 한다. 삶기술학교에서 가장 뿌듯한 일을 묻자 김혜진 센터장은 “새로운 걸 또 할 수 있는 지금” 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통주를 전문으로 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열어보고 싶고 온라인 매장을 확산해 소곡주뿐만 아닌 다른 것도 파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도 오픈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일오백의 연매출은 3억이지만 언젠가는 3천억의 기업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청년들이 이룬 성과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저 역시 뿌듯해졌다.

 

[“소곡주 사가자!”]

한산면은 1500년 역사인 ‘소곡주’의 고장이다. 약 2천5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인구중에 300여가구나 양조장을 운영한다. 코로나가 시작되자 주로 오프라인 매장으로만 운영되던 소곡주 사업은 힘들어졌다. 

소곡주를 맛본 청년들은 이에 큰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들과 협력해 온라인 매장을 만들었다. 홈페이지도 만들고, 마케팅도 하고, ‘일오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 판매를 진행했다. 덕분에 소곡주 양조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소곡주 사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마을 주민들은 소곡주를 만들고 청년들은 소곡주를 판매한다.

■ 빈집/빈공간 재생 프로젝트 ‘한산한가’

삶기술학교의 청년들은 안 쓰는 낡고 오래된 건물들을 재생하는 건축캠프를 진행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청년들이 직접 기획 및 설계, 공사에 참여하여 청년들이 꿈꾸는 공간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매입 전 서광장여관으로 불렸던 오래된 여관은 한달살기를 지원하는 청년 주거 공간 및 커뮤니티 라운지 ‘커뮤니티호텔 H’로, 더 이상 쓰지 않는 식당 건물은 유기동물 보호 카페와 술지게미 돈가스 식당으로. 오래된 인쇄소는 서점과 사진관으로. 청년들은 자신들이 조성한 공간에서 꿈에 한발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다. 

한산소곡주 일오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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