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70, 청성면 대안리) 시니어기자
김홍국(70, 청성면 대안리) 시니어기자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가수의 노랫말처럼 나이가 대수냐구.
위로가 되느냐구? 순간적으로 약간은 뭐 그런거 기분 아니겠어요! 일단 마음은 젊은데 몸이 아닌 걸 어떡해. 

아무리 큰 소리쳐도 세월 앞에선 몸이 말을 하고 있는데 시인해야지. 해마다 인구가 줄어들어 지금의 농촌에선 초등학교가 자꾸 없어져 가고 시골동네 어귀에선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어린아이를 눈뜨고 찾아보는 것이 보물찾기나 마찬가지이다. 

그런 반면 50~60대 사람들 조차 귀하다. 70대가 젊은층에 드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나 자신도 이곳 청성면 대안리에 땅을 사서 발을 들여 놓은 지 햇수로는 벌써 4년째다. 60대 후반에 와서 곧 70이 넘을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지금 생각 해 보니 코웃음이 나온다. 

60이라는 숫자가 지나면 70이라는 숫자는 숨도 안 쉬고 금방 금방 지나 간다드니 내 나이 숫자가 벌써 72다. 누가 나이를 물어보면 괜히 짜증난다. 나이를 말하면 보기보다 젊다고 한다. 그러면 뭐가 달라지는데........ 인천에서 전철을 타면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노인들이다. 허긴 전철표 하나면 가고 싶은곳 웬만한 데는 다 갈 수 있는 참 살기좋은 대한민국이다. 왜 노인 타령이냐구 서글퍼지니 하지 말라고? 그러니깐 이곳의 각호에 사시는 분들 평균 연령이 70~80이다.

이곳으로 시집와서 여태껏 농사지어 아들딸들 출가시키고 두 내외가 사는데 요즘같이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니 서로서로 품앗이를 해도 예전같이 못해내니 땅을 포기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시던 분들도 이러하니 귀농하여 몇십년 사시던 분들은 오죽하겠나 싶다. 나이들고 힘 없으니 이곳을 청산하고 떠나야겠으니 땅이 필요 하신 분 있으면 소개를 해 달란다.

수 십년 이상 예쁘게 잘 가꾸어 놓으셨는데 아깝지 않으시냐구 반문을 해 보면 한결같이 힘들어서 더 이상 농사를 지어가면서 살 수가 없단다. 이제 겨우 2년 농사를 지었는데 힘들어서 다음 해부터 유실수로 바꾸려고 하는데 이분들은 몇 천평을 오랫동안 하셨으니 오죽하겠나 싶다. 

이곳에도 농가마다 연로하신 분들은 소작인들과 거래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몸이 몹시 불편하신 분 집을 방문했는데 작업을 하다가 땅벌한테 쏘여서 바로 병원에 가지 않고 괜찮겠지 하면서 집에서 응급처치만 하고 있었는데 몇 년뒤에 몸에 이상이 생겨 입원을 하게 되어 떠나야겠다고. 

그래서 그동안 일구어 놓은 것 다 정리를 해야겠다고 하셨다. 나도 은근슬쩍 겁이 났다. 난 그때 땡벌한테 쏘여 119를 불러서 옥천성모병원 응급실로 바로 가서 치료를 받았기에 괜찮겠지 위로를 했다. 

그 뒤로도 말벌에도 쏘이고 우리 양봉한테 툭하면 쏘이니깐 요즈음은 아예 벌하고 담을 쌓고 있다. 농사를 지으면 농약과 비료를 주지 않으면 우리 식단에 제대로 된 농작물을 올려 놓을 수가 없다. 벌레가 꽃도 피기 전에 다 먹어치우고 나방이랑 진딧물은 말로 할 수가 없을 만큼 징그럽게 농작물을 뒤덮어 끔찍하다. 약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노인들은 치명적이다. 

농사를 오랫동안 지은 노인들의 손과 발을 보면 성한 곳이 없다. 손 마디는 굳은살로 손가락은 꺾이거나 마디가 굵어지고 휘어진 훈장을 하고 살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는 정말로 안타깝다. 우리 젊은이들이 많은 지식을 농촌으로 가지고 와서 현대화하여 땅에 활력소를 불러 일으켜 고령화하는 농촌 살리기에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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