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70, 청성면 대안리) 시니어기자
김홍국(70, 청성면 대안리) 시니어기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양한 만남의 사람. 그 중에서도 이런 사람이 진정 소주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나의 진정한 벗이라고 꼬집어 말하기가 정말 어렵다. 우리들의 삶이 그만큼 바쁘고 삭막하게 살아왔다는 표현이다.

내 마음의 토로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거리가 되어 상처를 입지 않을까? 이것 저것 따지고 경계하는 오늘날의 현실이다. 친하게 잘 지내다가도 수가 틀어지면 원본보다 엄청나게 불어난 뒷담이 되어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생활에서 남편 따라 바로 사업을 한 터라 솔직히 나에겐 동창이라는 개념과 이웃이라는 그런 사회적 통념이 별로 없는 터라 모든 것을 내려 놓은 상태에서 누구를 만나 친구를 만든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었다. 

그래서 누굴 만나던지 그 만남은 나에게 너무 소중한 사람이 된다. 주위는 나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계산에 의한 행동으로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낄 때의 아픔은 너무 힘들었다. 늘 웃고 씩씩한 사람이라고 주위에선 멋지다고 하지만 뒷면의 씁쓸한 내가 우스울 뿐이다. 반평생도 지나 70이 넘었는데 뭐 이런 것 저런 것 따지냐고 하지만 살아가면서 상대방을 존중 해 주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내 마음이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내 주변에 나를 아껴 주면서 사랑해주던 이들이 하나씩 영원 이별을 하고 있으니 너무도 서글퍼진다. 이러다 나 혼자 소주병 들고 마시는 일이 많아질까 두렵다. 통상적인 인사가 ‘다음에 소주 한 잔 합시다’하는 것이 인사인데 여기선 소주 한 잔 나눌 친구가 없어 가끔씩 혼술을 한다. 오늘도 언제 떠날지 모르는 친구의 소식을 접하여 소주를 마시는 아픔으로 이제 내 곁에서 영원히 없어질 친구를 소주잔에 담아 마셨다.

내가 먼저 없어지면 오동나무로 관을 해 주마했던 친구를 이제 나보다 먼저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도 머지않았음을 암시하는 것 같다. 이 꿀꿀한 심정을 달래주는 소주 한 잔. ‘친구야 산소통으로 호흡하지만 정해진 운명은 받아들이자……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삶을 거역할 수가 없잖아. 나보다 조금 먼저 간다는 것 뿐이잖아 호흡기를 떼는 순간 영원히 고통없이 행복할 거니까…… 친구야 소주 한 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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