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주년 맞은 옥천 최고(最古) 산악회, 장룡산악회
지난 7월 장령산 오르고 30주년 기념 및 야유회 열어
장룡산악회 전광선 회장·김광회 산악대장을 만나다

옥천에서 가장 높은 산 장령산(장룡산, 656m)의 이름을 딴 장룡산악회(회장 전광선). 옥천에서 가장 오래된 산악회이기도 하다. 1991년 1월12일 발족해 올해 31주년을 맞이한 장룡산악회는 일반적인 산악회 이미지와 다르게 음주가무가 일절 없다. 산행 전 임원들이 모여 미리 답사를 다녀온 김광회 산악대장의 설명을 토대로 산악 지도를 만든다. 산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일까. 단순히 산만 오르지 않고 주변 쓰레기도 줍고 등산객을 위해 위험지역 표시도 한다. 이슬봉(454m) 산행코스도 직접 만들었다. 50m 끈 가지고 직접 재면서 올라갔다고. 8월21일, 444번째 정기산행을 마쳤다는 장룡산악회는 여전히 산을 오르고 싶다고 말한다. 역사와 전통을 잇는 것도 좋지만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에 의미를 두고 말이다.

전광선 회장
전광선 회장

2002년부터 20년 동안 산악회에 몸담고 있는 전광선(62) 회장은 장룡산악회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총 회원은 50명 정도 돼요. 3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죠. 1년에 12~14회 정기 산행을 진행해요. 매달 일요일 아침에 산악회 사무실 앞에 모여서 산행을 가고 있어요”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가지 못했던 정기산행은 지난 5월부터 재개됐다. “정기산행을 못해서 회원들도 많이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지난 5월부터 남해 금산(705m), 6월 순창 채계산(360m), 7월 장령산, 이번 달은 무주 덕유산(1614m)을 다녀왔어요. 9월에는 남원 만행산(910m)으로 갈 예정이에요” 지난 7월17일에는 4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30주년을 기념하는 야유회를 열기도 했다.

“작년이 30주년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기념식을 못해서 아쉬웠어요. 3시간 정도 장령산 산행을 마치고 마암리 지선생쌈촌에서 야유회 겸 기념식을 진행했어요”

김광회 산악대장
김광회 산악대장

15년 차 산악 마니아인 김광회(63) 산악대장은 산악회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원들의 수월한 산행과 안전을 위해 산행이 잡히면 1~2주 전에 반드시 답사를 하고 산악 지도를 만들어서 회원들에게 공지할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개인적으로는 2003년부터 산을 탔어요. 어느 날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동 천태산(715m)을 갔는데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옥향아파트 주민 여섯 명과 1년 반 정도 같이 산행을 했어요. 그러다 장룡산악회를 알게 돼서 지금 산악대장까지 하게 됐죠” 무리한 산행보다는 체력에 맞는, 즐거운 산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월 초에 임원들이 모여 1년 산행을 계획해요. 매년 1월마다 지역 주변 산에서 시산제를 지내고 정상석을 세우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산으로 가는 것 같아요.

7월17일 제443차 정기산행 전 장령산에서
7월17일 제443차 정기산행 전 장령산에서
8월21일 제444차 정기산행 중 덕유산 향적봉에서 
8월21일 제444차 정기산행 중 덕유산 향적봉에서 

나름 소소하게 재미있는 산도 많고 찾아다니는 매력이 있죠. 이미 갔던 산이더라도 또 갈 수 있어요. 계절마다 다르고 어느 해에 갔는지에 따라 다른 거니까 여러 번 가도 그 의미는 쇠락하지 않죠”

전 회장과 김 대장은 기억에 남는 산행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지리산(1915m)이 힘들었죠. 보통 4~5시간 정도 산을 타는데 지리산은 8시간 넘게 걸렸어요. 또 길을 한번 잘못 드니까 바로 주위가 어두워지더라고요. 큰일 날 뻔했죠. 설악산(1708m)도 생각나네요. 옥천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하기도 했고 비가 와서 젖은 상태로 산행했거든요” (전광선) “힘들었던 건 동해 두타산(1352m)이었어요. 원래 힘든 코스라고 유명한 곳이기도 해요. 등산하기 좋았던 곳은 영암 월출산(809m)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은 백두대간. 젊을 때 갈 걸 후회하기도 해요” (김광회)

전 회장은 지역 주민들이 산악회에 와서 산의 매력을 알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산을 올라갈 때는 힘들죠. 저도 처음에 그랬어요. 힘들지만 회원들과 함께 오르다 보면 금방 정상에 도착하더라고요. 경치 좋은 데서 물 한잔 하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한 달이 기다려진다고 할까요”

장령산 정기산행을 마치고 식당에서 역대 임원 및 회원들이 모여 30주년 기념 및 야유회를 열였다.
장령산 정상에서 산악회가 세운 정상석과 함께
장령산 정상에서 산악회가 세운 정상석과 함께
5월15일 제441차 정기산행 중 금산 보리암에서 
5월15일 제441차 정기산행 중 금산 보리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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