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숙 (77, 동이면 지장리) 시니어기자
조명숙 (77, 동이면 지장리) 시니어기자

총각이 장가를 갔습니다. 처가가 생기지요. 처녀가 시집을 갔습니다. 시댁이 생깁니다. 처가는 '가'라고 쓰지만, 시댁은 '댁'이라고 높여 부릅니다. 이런 차별의 호칭이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남편은 아내를 집사람 또는 안사람이라고 부르지만, 아내는 남편을 바깥양반, 우리집 양반이라고 '양반'이란 호칭을 붙여줍니다. 남편의 가족 중 남동생은 총각 때는 도련님, 장가가면 서방님, 여동생은 시누이, 시집을 가도 시누이(또는 아가씨)라고 합니다. 남자는 '님'자를 꼭 붙입니다. 아내의 가족은 남동생과 오빠 모두 그냥 '처남'입니다. 여동생은 처녀때도 결혼해도 그냥 처제예요. 여자는 처녀 때도 고모나 이모, 결혼해도 고모나 이모란 호칭이 바뀌지 않지만, 남편의 가족은 아주버님이란 존중과 존경의 상징 같은 우아한 호칭을 불러줍니다. 아내의 가족은 남동생도 외삼촌, 오빠도 외삼촌, 총각 때나 장가가서나 모두 외삼촌이라고 부를까요? 아버지의 남동생은 총각 때는 삼촌에서 장가가면 작은 아버지로 호칭이 탈바꿈하는데 어찌하여 아버지의 여동생은 결혼 전 후 모두 고모일까요? 남존여비의 잔여물은 아니겠지요. 학자들과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연구하고 세심히 따져보고 노력하여 어느 쪽도 편애하지 않고 인격과 마음이 따스하고 형평성 있는 호칭을 해 보심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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