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벼 생산량의 약 48%가 청산·청성, 드론방제 시범 운용
단 시간 적은 농약으로 높은 침투력, 고령화 농촌 사회의 ‘해결사’

벼 재배 농가에 드론을 활용한 항공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벼 재배 농가에 드론을 활용한 항공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몇 년째 이어진 ‘먹노린재’와의 전쟁에 드론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7월 12일, 청산농협이 청산·청성지역 벼 재배 80농가를 대상으로 74헥타르 규모의 면적에 드론방제를 실시했다. 7-8월 기승을 부리는 해충 ‘먹노린재’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고령화된 농촌 지역 일손 문제의 해결책으로 꼽히던 드론방제가 청산·청성지역 벼 재배 농가에 새로운 활로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드론방제는 드론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기업 ‘스카이로드(청주 소재)’에 위탁해 총 2회 진행. 지난 7월12일 1차 방제 이후 8월 초 벼 생육상태를 고려한 2차 방제로 먹노린재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먹노린재는 벼 줄기와 이삭을 빨아먹어 벼농사에 큰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논 근처 산에서 겨울을 난 뒤 6월 중순부터 모내기한 논으로 이동해 벼의 잎을 말라 죽여 수확량을 크게 떨어트린다. 특히 먹노린재는 비가 적게 내리고 기온이 높은 환경에 기승을 부려 올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드론방제 대상 농가는 청산농협 주관 친환경 농가들의 신청을 받아 선정했다. 선정 농가는 1회 기준 평당 80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군이 비용의 절반을 지원한다. 약 3천평 기준 54만6천원을 내야 하지만 27만3천원만 내는 셈. 실질적인 금전적 지원을 통해 농가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드론방제는 기존 작업 대비 약 30% 농약 절감 효과 물론 약제 침투력도 우수하다. 아울러 단시간에 살포가 가능해 방제 노동력을 줄일 수 있어 고령화 농촌 사회의 해결책으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드론 방제에 따른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범위한 농약 살포가 비표적 지역에도 살포돼 토양을 오염시킨다는 것. 이에 작물환경팀 유병목 팀장은 “항공방제의 주목적은 초고령화 농촌에 일손을 돕기 위함이다”며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도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통계청 기준 옥천지역 벼 재배 총면적은 1천703헥타르에 달한다. 이 중 농업경영체 등록 7월 기준 청성 303헥타르, 청산 521헥타르로 두 지역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청산면 산업팀 박미영 담당자는 “집계된 재배 면적은 경영체 등록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면적을 재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드론방제가 청산·청성에 시범 운용되는 이유다. 

이번 시범운용으로 드론방제를 실시한 설용선 (청산면 덕지리) 씨는 “초고령화된 우리 지역 농사일에 아주 큰 도움이 됐다”며 “벼 재배 농가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이후에도 꼭 확대해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정식(청성면 장수리) 씨는 “더운 날씨에 일일이 손으로 농약을 치는 게 힘들었는데, 이제 그런 수고가 덜해졌다”며 “보조사업의 일환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덜해 드론방제가 확대되면 많은 청성 농가들이 신청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병목 팀장은 “군과 청산농협이 합심해 벼 재배 농가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시범운용 이후 종합평가를 통해 점진적으로 더 많은 농가에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청산농협 드론방제 담당자 정병렬 상무는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은 이미 드론방제를 대부분의 면적에 실행하고 있다”며 “이번 시범운용에서도 보은의 사례를 참고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먹노린재 예방을 위한 살충제뿐만 아니라 영양제와 살균제도 고르게 살포하고 있다”며 “이번 드론방제가 어려운 고령 농가들에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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