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숙 (77, 동이면 지장리) 시니어기자
조명숙 (77, 동이면 지장리) 시니어기자

이 나라 반만 년의 커다란 거름
금강의 기슭 속에 꿈이 서리고
아늑한 관성터에 이름 높히며 
자리 잡고 진리 닦는 배움의 전당
그 이름도 빛나는 희망의 옥여 

가사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50년 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애잔한 마음으로 옥천여중고의 교가를 불러보았습니다.(이 교가는 1978년 8월30일 김영호 작곡, 유진방 작사로 50년 동안 불려왔고 현재 옥천여중 교가로도 불리우고 있다) 가사가 좀 틀렸더라도 선후배님들 이해와 용서를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옥천여중이 옥천시내에 있었습니다만,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구읍에 학교가 있었습니다. 지금 일부분은 개인께 분양이 되어 조각이 나있지만, 학교가 위치해 있을 때는 구읍의 상권도 형성돼 있었고 파출소도 근처에 있었으며 등학교 하는 학생들로 거리는 언제나 활기차 있었습니다. 구읍 전체가 시끌벅적한 상태로 생기 넘치는 도시였습니다.

지금도 우리의 교문이었던 대문은 그대로 있습니다. 집 안이야 볼 수 없지만, 한치봉 선생의 교육공로비도 보고 싶고 겨울이면 바람이 솔솔 들어오든 교실의 창문들도 그립습니다. 교무실 뒷 정원의 라일락 꽃 향기가 온통 학교를 그윽하게 물들였고 등하교 하던 그때가 참 행복했습니다.

에피소드로 우리 넷째 언니가 옥천여고에 다니고 셋째 언니는 가정에서 신부수업을 받으며 가사일을 돕고 있던 시절, 학교에서 돌아온 언니가 라일락 잎을 씹으면 사과향이 난다고 씹어보라고 했습니다. 잎을 씹은 셋째 언니의 표정은 세상에는 없는 그런 표정이었습니다.

너무 쓰니까 넷째를 잡으려고 했지만, 36계 줄행랑을 친 다음이었습니다. 너무 화가 난 언니는 아마 지금도 넷째를 골탕먹이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름다운 추억의 한 토막이지요. 익모초즙보다는 더 쓴 라일락의 잎새에 속지 마세요. 절대 사과향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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