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면 월외리 출신, 교육청 행복교육지구 신임 박종원 장학사
학교와 지역을 잇는 사람들을 많이 남기고 싶어
옥천은 지역 자치와 자생성이 강한 지역, 충분한 가능성 있어

충청북도옥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팀 장학사 박종원씨
충청북도옥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팀 장학사 박종원씨

두메산골 안내면 월외리서 10리를 걸어서 안내초등학교를 다녔다. 1년 선배 월외리 주도완 이장을 비롯해 많은 동네 형, 동생들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면서 다녔던 학교가 아직 생생하다. 학교 운동회는 지역 축제였다. 지금보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학교와 지역사회의 관계는 더 튼실했다. 학교가 지역의 ‘섬’이 아니라 지역이 온전히 품어낸 학교였다. 그 때를 신임 옥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지구 박종원(50) 장학사는 또렷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참 멀리 돌아왔다. 안내초, 안내중, 옥천고를 졸업하고 청주교대를 나와 영동과 보은, 청원, 충북도교육청을 거쳐 교직에 첫 발을 내디딘 후 20년 만에 지난 3월1일 고향인 옥천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꿈에 그린 고향이었다. 

혁신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이미 청주 동화초등학교에서 4년 동안 학교 안의 혁신교육을 경험한 터였다. 이제 그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학교와 지역과의 융합이자, 통섭이다. 그 옛날과 지금이 온전히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옛날의 따스했던 기운을 경험했던 그에게 지역과 학교의 징검다리는 여전히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첫 일성으로 ‘사람’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기존의 학교는 두려움의 대상이죠. 많은 규칙과 문화는 아이들에게 긴장과 불안을 야기시켜요. 그래서 등교하는 것이 즐거운 학교, 학교생활이 행복한 학교가 될 수는 없을까. 그런 화두를 여전히 쥐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학교가 무엇보다 학생들의 관점에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은 친절한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찾아줘야 하는 의무가 있어요” 

영동에서 3년, 보은에서 11년간 교직생활을 한 그는 기존 공교육에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뜻을 함께하는 선생님들을 모아 그렇게 제 2의 남한산초를 꿈꾸면서 청주 동화초등학교로 향하게 된다. 

남한산초등학교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공립초등학교이다. 폐교 위기에서 배움과 나눔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선생님과 학부모가 노력하여 오직 학생들을 위한 기존 초등학교 공교육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혁신적인 초등학교의 모델이 되는 학교이다. 

그는 동화초등학교에 있는 4년 동안 아이들에게 생긴 많은 변화를 눈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시내에서 적응이 어려웠던 아이들이 보여준 두려움과 불안에서 나오는 폭력성은 날 선 마음이  사라짐에 따라서 여유를 갖게 되었다. 아이들의 언어가 변하고 표정이 변하고 아이들만의 순수함을 되찾았다. 그리고 아이들의 그런 변화는 박종원씨에게 또 다른 목표를 심어주게 되었다.

■ 옥천에서 새로운 씨앗을 심고 싶어요

아이들의 변화로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 그는 씨앗학교와 혁신학교 같은 일들을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서 교육청으로 가게 된다. 장학사업, 학교폭력, 인사업무 등 모든 부분을 조금씩 다 경험하다가 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에서 행복지구 마을공동체 사업을 접하게 되었던 것이 옥천에 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 옥천은 현재 6개의 행복씨앗학교가 있다. 

이원초등학교, 동이초등학교, 안내초등학교와 옥천여자중학교, 옥천중학교, 옥천고등학교가 대상학교이다. 작은 마을이라는 점과 학교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옥천에서의 씨앗학교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씨앗학교란 교사중심이 되는 기존 학교 시스템과는 다르게 학생들의 관점으로 학교 전체를 바라보고 학생들의 민주성을 극대화 시켜 민주주의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에 따라 모든 부분에서 취지나 합당성에 대한 판단은 교사의 권한이 아닌 학생을 비롯한 모두의 권한이 된다.  

씨앗학교는 도교육청에서 지원하며 학교 규모에 따라 2-5천만원의 예산이 주어진다. 입시나 성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고등학교는 여전히 어려움 있다. 씨앗을 심어주려면 교사들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관계성을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에 교사의 자발성이 필요하다.

“제도가 만들어지고 시스템이 꾸려져도 남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에게 집중하여 사람을 남기기 위한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학교가 마을과 함께하려면 교육가정이 지역화 되어야 하고 법적으로도 제도들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목적을 공유하고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공동체의 취지를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많은 지역 사람들을 만나서 우리의 목적을 알리고 싶어요. 옥천이 학교 지역화의 좋은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존 옥천 행복지역지구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탄탄하게 자리잡아가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