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옥이네 2년차 한수진 기자를 만나다
해금 연주, 발레, 작곡까지 하는 다재다능한 기자

월간 옥이네 2년차 민완기자 한수진씨

MBTI(성격유형검사)가 I(내향형)인 사람도 기자를 할 수 있을까? 

월간 옥이네 2년차 민완기자 한수진씨는 그런 편견을 단박에 깨뜨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내성적 성격인 한수진 기자가 기자를 할 수 있는 기저에는 '만남'보다는 '이야기'에 있었다.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 들은 이야기를 잘 갈무리하여 맛깔나게 글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그가 벌써 옥천에 스며든 지 2년 째다.  

그는 기자로 살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많아져 기쁘다고 했다. '만남' 그 자체보다 그가 살았던 '이야기'에 더 마음이 가고, '말하는 것'보다 '묻는 것', 그리고 '경청하는 것'이 좋은 그는 천상 기자가 맞는 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마지막 강점이었다.  

월간 옥이네는 지역문화활력소 (주)고래실(대표 이범석)에서 옥천의 사람, 문화, 역사를 담는다는 목표를 갖고 발행하는 전국 유일의 군단위 월간지이다.  

이곳에서 약 1년 6개월 동안 잡지기자로 일해온 한수진(26)씨를 통해 짧지 않은 잡지기자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기사 거리를 찾고, 취재하고, 기사 쓰는 일이 반복돼요. 기사거리는 취재 다니면서 신기해 보이는 것들이나 호기심 가질법한 것들을 항상 두 눈 크게 뜨고, 찾아다니며 수집합니다”

대전 중구 태평동이 고향인 한수진씨는 유성여고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에 진학했다. 학창 시절 방송부 활동을 하며 아나운서를 꿈꾸다가 글 쓰는 일에 더 흥미를 느끼고, 진로를 틀었다.

아리랑유랑단 순회공연 당시 한복을 입고 해금 연주 중인 한수진씨.
아리랑유랑단 순회공연 당시 한복을 입고 해금 연주 중인 한수진씨.

■ 잡지기자를 꿈꾸며

대학 졸업 후 임용고시 준비를 고민하던 한수진씨는 좋아하는 글쓰기를 계속하고자 잡지 전문 교육기관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약 6개월 동안 교육기관에서 취재하는 방법, 인터뷰하는 방법, 사람 대하는 매너, 사진 찍는 방법, sns 활용법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잡지 기자의 꿈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그가 잡지기자의 꿈을 꾸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에요. 교직이수를 했으니까 임용고시를 볼지 고민하던 중이었어요. 글 쓰는 걸 좋아하니까, 그게 제일 큰 거 같아요. 잡지도 사실 그전까진 많이 보지 않았는데 잡지기자를 꿈꾸면서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한수진씨가 많은 잡지사 중 ‘월간 옥이네’를 알게 되고, 택한 이유도 궁금해졌다.

“잡지전문 교육기관에서 언론사 오마이뉴스를 통해 일반시민들도 글을 기고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아보다가 메인에 ‘월간 옥이네’가 뜬 적이 있었어요. 그렇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잡지전문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이 끝나갈 때쯤 여러 취업처를 찾아보았는데 ‘월간 옥이네’가 있더라고요.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많이들 서울에 취업을 하는데 ‘월간 옥이네’는 합격한다면 옥천에서 일하게 되니까요. 대전에서 살다 보니 출퇴근하기 가까운 거리이고, 다른 곳은 기업인 인터뷰를 하는데 사실은 별 흥미가 없었거든요. 근데 옥천을 중심으로 다양한 농촌 이야기를 담는 ‘월간 옥이네’는 좀 더 흥미를 가지고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역시 선구안이 있었다. 따분한 기업인들의 성공스토리야 널려 있고 이를 미끼로 책을 파는 잡지사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흙내 나는 평범한 농촌 사람들 이야기에 더 마음이 갔다. 그래서 와본 적도 없는 옥천의 문을 과감히 두드린 것이다. 

아리랑유랑단 순회공연 당시 한복을 입고 해금 연주 중인 한수진씨.
아리랑유랑단 순회공연 당시 한복을 입고 해금 연주 중인 한수진씨.

■ 기사의 영향력을 몸소 느끼다

“작년 여름에 군북면 대청호 수난 구조대라는 봉사활동 단체에 동행취재를 간 적이 있었어요. 온몸을 다해 봉사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았거든요. 익사사고가 나면 구조해주시고, 호수에서 일이 났다하면 도움을 주시는데 취재가 끝나고 기사가 발행된 후에 그 기사를 보신 민간구조대원 선생님께서 구조견을 분양해주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대청호 수난 구조대분들이 새끼 2마리를 입양해 구조견으로 키우시게 된 거예요.

기사를 통해 뭔가 변화가 있고, 이어지는 걸 보니까 되게 뿌듯하고, 기억에 남고 보람 있는 일이었어요”

주마다 발행되는 지역신문과 달리 ‘월간 옥이네’ 잡지는 달마다 발행된다. 그곳 사무실은 달마다 바쁜 풍경이 반복된다. 사무실 풍경은 어떠한 지 물었다. 

“월초에는 편집회의를 하면서 편집장과 기자가 함께 모여 매 달의 주요 취재주제를 정합니다. 그리고 주제에 맞춰 자기 재량껏 취재 일정을 잡고, 각자 취재를 진행합니다. 월말이 가까워지면 이제 마감 기간이에요. 기사를 다 작성하고, 편집을 위해 디자이너분들이 바빠져요. 저희는 다시 기사거리를 찾으며 다음 달을 준비하는 일정이 반복됩니다”

‘월간 옥이네’는 잡지로 발행되지만 2019년부터 네이버 포스트에 꾸준히 글을 싣고 있다. 잡지에 실린 기사와 같은 내용이 올라올 때도 있고, 네이버 포스트용으로만 올라오는 짤막한 기사도 있다.

■ 한수진씨의 또 다른 도전

대전에서 출퇴근하며 잡지기자로 일한 지 어느덧 2년 차,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좋다는 한수진씨에게 취미가 있다. 어렸을 적부터 노래 만드는 걸 좋아했던 그는 6살 때 직접 동요를 작곡했다. ‘나의 소망’이라는 제목까지 붙여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 적도 있다. 

노래를 부르면 밝게 웃어주고, 호응해주는 사람들의 반응에 신이 났던 한때 그는 작곡가의 꿈을 꾼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음악은 취미로만 가지기로 마음을 잡았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집에서 해금을 배우기도 했었다. 다니던 교회에서 특선을 하거나 추수감사절 행사가 열리면 직접 무대에 서서 해금 연주를 했었다. 대학생 때는 외국에 한국 문화를 알리려는 취지로 아리랑유랑단에 속하여 독일,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가야금, 해금 등 다른 악기를 다루는 대학생 5명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또 옥천 FM 라디오의 코너 ‘옥이네 이야기’에 게스트로 참여한 자리에서 로고송 제안을 받았고,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다. 한수진씨는 실제로 음악을 전공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었는데 최근에 작곡은 놓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지면서 학원을 다니려 공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악과 함께 대학생 시절 그는 2년 동안 발레를 운동 삼아 배웠다. “하지만 그렇게 늘지 않았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보면 발레부터 해금, 작곡, 그리고 글쓰기까지 뭐하나 빠지는 게 없는 엔터테이너 같다. 하지만, 그의 삶은 여전히 기자에 초점이 맞춰 있다. 이제 갓 2년차에 접어든 새내기 기자로 더 다양하고 속깊은 이야기를 취재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는 기자로서 생생한 기사를 쓰고 싶다고 전했다. 

“세상에는 안 좋은 소식도 많으니까 그런 내용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그 속에 인간미 있고 따뜻한 이야기를 사람들이 알 수 있게끔 전하고 싶은 마음이 기자로서 있어요”

어딘가에 누군가의 가슴 따스한 이야기가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그는 카메라를 메고 또 사람을 만나러 지역을 탐험하러 오늘도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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