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보다 더 많이, 상대보다 힘들게” 남다른 철학 가진 옥천중3 김태준
전국순천만국가정원컵유도대회 우승, 최종 목표는 국가대표

우리말 ‘봄’은 얼어 붙었던 땅에 꽃이 피고,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의 활기찬 모습을 ‘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어로 봄을 뜻하는 ‘Spring’도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밖으로 뛰쳐나오는 모습을 그 속에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봄은 ‘새로운 시작을 본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옥천중학교(교장 황인경) 유도부 김태준(16, 옥천읍 금구리)학생도 금메달로 인생의 새로운 봄을 열었다.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개최된 2022 순천만국가정원컵 전국 유도대회 90kg 초과급에서 우승한 차지한 것.  

“이번 결승전 때 한판승 카운트를 세요. 3,2,1 이렇게요. 그때 상대가 일어서지 못하면 한판승인거죠. 그 순간이 제일 짜릿해요 이번 경기때도 한판승으로 이겼는데, 그 순간 관중석에 있던 아버지의 함성소리만 들리더라고요. 그때 유도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훌륭한 국가대표가 돼서 부모님을 더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이번 우승은 '선수 생활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김태준 학생의 따스했던 봄을 자세히 들어보았다.  

김태준학생이 유도부실에서 기술훈련을 하고 있다.
김태준학생이 유도부실에서 기술훈련을 하고 있다.

■초등 4학년때 선생님의 권유로 유도 시작, 2년 만에 전국대회 수상도

새학기의 설렘보다는 우렁찬 기합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유도부 훈련실에서 김태준 학생을 처음 만났다. 진지한 훈련도 잠시 빙긋 웃으며 인사하는 김태준 선수 얼굴은 장난기 가득한 영락없는 중학생이다.

“안녕하세요, 옥천중 3학년 5반 김태준입니다. 삼양초 4학년 때부터 친구들보다 덩치가 좀 크고 운동신경도 있는 편이라 담임선생님이 유도를 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시작했죠. 보통은 6학년 때 시작하는데,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빨랐어요” 남들보다 빠르게 시작한 만큼, 유도실력도 빠르게 늘었다. 시작한지 2년만인 6학년 때 이미 전국대회를 휩쓸었다고.

빨리 시작해서 그만큼 힘든 점도 있었다. “다른 친구들이 학교 끝나고 모여서 PC방 가고 놀러갈 때 운동하러 가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저도 밖에서 친구들이랑 노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래도 운동을 하기 싫다고는 생각한적 없어요” 유도부 어강선 코치는 태준 선수가 금메달을 따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코치님이 훈련을 하다 보면 ‘상대보다 더 많이, 상대보다 힘들게’ 해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세요. 저도 이 말을 듣고 더 열심히 훈련하려고 노력해요. 코치님이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열정적으로 도와주셨어요. 금메달을 딴 건 제 실력보다도 코치님의 실력이 아닐까 싶어요. 기술이 들어가는 자세가 많이 불안정했는데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코치해 주셨어요” 

옥천중 유도부 어강선 코치는 실제로 도내 유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옥천중 김원식 감독은 “어 코치님 열정은 아무도 못 따라온다” 며 "코로나 때문에 전지훈련을 못 가니까 본인이 직접 가서 상대 선수도 보고 전력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어강선 코치는 실제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찾아오면 훈련도 맡아서 하고 있다.  도내 고등학교에 올라가 메달을 따는 선수들은 모두 어강선 코치의 손을 거쳐간 제자들이라고.

중학교 3학년인 김태준 학생에게는 고등학교 진학도 큰 고민거리. 청석고등학교(청주시 상당구 소재)와 충북체육고등학교(진천군 문백면 소재) 중 한 곳의 진학을 희망하고 있지만 옥천에 유도부가 있었다면 옥천에 남아있었을 거라며 말을 이어갔다.

“내년에 고등학교에 가게 되면 집에서도 멀어지고, 코치님도 달라질텐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옥천에는 유도부가 있는 고등학교가 없어서 아쉬워요. 옥천에 유도부가 있었다면 집에서도 가깝고 좋았을 것 같아요” 

2022 순천만국가정원컵 전국유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태준 학생이 기념사진 촬영을하고있다. <사진출처: 옥천교육지원청>

■ 동계훈련 때 연골 부상, 재활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며 우승 이뤄내

김태준 학생이 마냥 탄탄대로를 걸어온 건 아니다. 작년 겨울 시합에 출전해 경기를 하던 중 무릎 연골을 다쳐 대회 출전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고. “작년에 시합을 나갔는데 넘어지면서 무릎 연골을 찢어졌어요. 병원에 갔더니 수술을 권유하더라고요.

그래도 예정된 경기는 다 끝내고 수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재활치료만 받고 있는 중이에요.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약만 먹고 있는데, 가끔씩 아프더라고요. 그때마다 병원에 가서 상태를 보고 치료하고 있어요” 무릎이 다친 상황에서도 다음 경기를 생각하고 훈련에 임하는 김태준 학생은 프로 못지 않아 보였다.

훈련할 때는 프로, 평소 생활에는 예의바르고 정많은 학생이다. 태준 학생은 친구들도 잘 챙기고 선생님들께 인사도 잘 하는 학생으로 유명하다. 매 월 뽑는 교내 인사상도 수상했다고. 김태준 학생의 2학년 담임교사인 김동우 씨는 “이번에 금메달 따고 나서도 자랑하러 교무실에 먼저 찾아와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며 “매월 뽑는 인사상도 이번에 김태준 학생이 받았고, 학교수업도 6교시까지 성실하게 앞자리에서 듣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성실한 학생이다”고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또래와는 다른 유도선수의 길을 힘차게 걸어 나가고 있는 김태준 학생의 봄이 싹을 틔우고 있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는, 유도선수 김태준의 뜨거운 여름을 기대해 본다.

2022 순천만국가정원컵 전국유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태준 학생이 기념사진 촬영을하고있다.
2022 순천만국가정원컵 전국유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태준 학생이 기념사진 촬영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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