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심장이 뛰는 일을 하세요’라 말하곤 하지만 미치도록 좋은 건 없다. 좋아하는 마음은 슬쩍 찾아오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에 눌러 앉으니. 그러니 좋아하는 걸 찾는다는 건, 온전히 내 힘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는 네일아트에 빠져있었다. 그의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행동의 원천은 네일아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그의 첫 마디는 새로웠다. 

  “제가 네일아트를 좋아하게 되기 까지, 도움을 여기저기서 많이 받았어요. 절대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하지 않았어요. 부모님, 친구들의 도움이 컸죠. 아! 조광훈 주사님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기사에 넣어주세요!”

■ 그의 삶에 스며든 네일아트 

초등학교4학년, 유지혜(18, 군서면 은행리)씨가 미용에 관심 있다는 걸 아셨는지 그의 어머니는 이틀 동안 미용 관련 체험 활동를 추천했다. 그 체험 이후로 네일아트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다 중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였다.

그는 “쉬는 날 주로 황예림이라는 친구와 함께 통화를 하면서 즐겁게 네일을 하고 있고, 엄마의 손에 네일을 해주면서 틈틈이 연습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보며 네일을 배우고, 드라마를 보면서 영감을 얻곤 했다. 펜트하우스 주인공 천서진이 입은 옷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들을 네일로 만들기도 하고, sns에 올라온 다른 사람들의 네일 작품들을 참고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도 했다. 

■지금은 네일아트 동아리를 운영 중

그는 1년 정도 청소년수련관에서 네일아트 동아리를 이끌고 있다. 네일아트를 배우고 싶은 청소년들로 구성된 동아리로, 그는 모집부터 강의까지 스스로 해내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특히 네일아트를 가르쳐주던 도중 돌발질문을 받으면 적지않은 당황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동아리 부원들도 늘어나고, 그의 강의 실력도 발전하고 있다. 동아리 부원들의 실력도 처음보다 많이 늘었다. 

“네일아트를 하려면 차분하고 꼼꼼한 면이 필요해요. 함께 하는 동아리 부원들이 처음 네일아트를 배울 땐 마감이 투박한 느낌이 있었어요. 그런데 연습을 하다 보니 실력이 정말 많이 늘더라고요. 전보다 훨씬 디테일 해진 것 같아서 뿌듯해요.”

■“마녀손톱이 아니라 네일아트 입니다”

어느 날은 네일아트를 한 외국 남자 래퍼들이 눈에 보였다. 

“남자 네일리스트들과 남자가 네일아트를 한 모습들이 점점 눈에 띄기 시작하더라고요.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네일이 그만큼 유행하고 있는 거니까요”

그렇지만 네일아트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했다. 인조 손톱을 붙여, 손톱을 연장하면 누군가는 꼭 한번씩 비위생적으로 보인다는 둥 일상생활은 가능하냐는 식의 말들을 던지곤 했다. 

“특히 남자애들이 저를 ‘마녀손톱’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전 그 별명이 싫더라고요. 네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네일아트에 대한 편견과 참견들이 많은 것 같아요.”

■ 계속 함께 하고 싶은 마음

그의 꿈은 네일 전문 대학을 만드는 것이라 했다. 네일아트를 제대로 공부해 보고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꿈이었다. 그는 “성인이 된 후에도 네일아트를 계속해서 공부하고 싶다”며, 지금도 꾸준히 공부 중이라고 했다.

작년 11월에는 네일아트 필기 시험에 붙었고, 지금은 실기를 준비 중이다. 필기시험은 쉽게 합격했다. 네일아트 문제집과 관련 어플을 다운받아 새벽1시까지 벼락치기를 하고 시험장에 갔다. 늘 네일아트를 해왔으니 벼락치기로도 합격이 가능한 것이었다. 

■ 여러 곳에서 받은 영감들을 손톱에 표현하다

네일아트에도 유행이 있다. 계절에 따라 유행하는 색과 스타일이 다르다. 그는 보통 sns, 책, 유튜브를 보면서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한다. 1년에 한번씩 올해의 색상을 정해주는 ‘팬톤컬러’를 참고하기도 한다.

올해는 색상은 ‘베리페리’로, 하늘색 같으면서도 보라색 같기도 한 오묘한 느낌의 색상이다. 유행을 제대로 파악하고 네일을 디자인 하는 것이 네일아트의 관건이기에, 그는 유행하는 색상과 여러 네일 디자인들을 참고하며 자신만의 아트를 하고 있다. 

“저는 한번 하더라도 확실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네일아트를 해요. 그래서 생각하는 그대로를 네일에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연인에게 권태기가 오듯이 네일에도 넬태기가 와요. 그럼 하루이틀 쉬는 시간을 갖죠. 그러다 보면 영감이 다시 떠올라요”
그는 네일과 자신이 하나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스트레스 받을 때 그의 네일은 더 화려하고 과감 해진다.

감정에 따라 꾸미는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네일로 칭찬을 받을 때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다고 했다. 또 그는 네일을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할 친구라 표현하면서, 힘들 때도 네일아트 때문이고, 좋을 때도 네일아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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