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교육지원청 행정과 재무팀 이정훈, 행복교육팀 성인우’
‘신입 공무원 대상으로 옥천 소개해주는 프로그램 필요’
‘잘 배우고 적응해서 스스로 제 몫 하는 느낌 받았으면’

옥천교육지원청 행정과 재무팀 이정훈(32)씨
옥천교육지원청 행정과 재무팀 이정훈(32)씨
옥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팀 성인우(28)씨
옥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팀 성인우(28)씨

“도시에서 살다가 옥천으로 오니까 숨통이 트인 느낌이에요”
올해 1월 1일 자로 근무를 시작한 옥천교육지원청의 신입 공무원 이정훈(32) 씨와 성인우(28) 씨를 만났다. 두 사람의 본가는 청주다. 1월 1일에 공무원이 되자마자 옥천으로 이사와 직장 근처에서 원룸 살이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도시에서 보낸 그들에게 옥천의 풍경과 분위기는 ‘여유롭게 살아보자’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만든다.

■ 국문학도, 교육공무원의 길을 걷다

이정훈 씨는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대학교 재학 시절 정지용 시인 답사를 위해 스치듯 옥천을 방문했는데, 당시에는 오랜 답사로 지쳐있는 상황이었던 터라 옥천에 대해 기억에 남는 것은 많지 않다.

초가지붕이 올라간 정지용 생가 정도만 기억에 남아있다. 청주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이정훈 씨는 도시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유롭고 정겨운 옥천의 분위기에 숨통이 트인 느낌이다. 읍내에서 생활해서인지 부족함도 없고, 살기 편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씨의 취미생활은 그의 국문학도 시절과 이어진다. 소설 읽기를 즐기는 이정훈 씨는 <아버지의 땅>, <봄날> 등의 작가 임철우와 <장마>의 작가 윤흥길을 좋아하는 작가로 꼽았다. 특히 윤흥길은 그가 대학원 석사 논문으로 다뤘던 작가이다.

“윤흥길 작가는 비극적 사건을 창작으로 빗대어 현대 독자에게 알리는 작가”라며 “아픔을 알리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정훈 씨의 모습에서 애독자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정훈 씨는 책도 좋아하지만, 영화도 즐겨 보고 있다.

특히 고전 영화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인상 깊게 봤다고 전했다. 이정훈씨가 가진 취미의 가장 큰 공통점은 모두 집 안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정훈씨는 ‘집콕’ 생활을 즐긴다. 청주에 있는 본가에도 3주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다. 이정훈 씨는 “코로나 19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국문학과에서 대학원 박사 과정까지 고민했던 이정훈 씨지만, 스스로 박사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느꼈다. 이후 진로를 고민하다 교육쪽에서 일해보고자 교육공무원의 길을 선택했다. 1년간 공무원 준비를 하고 초수에 합격한 이정훈 씨는 현재 옥천교육지원청의 행정과 재무팀에서 근무중이다.

■ 생애 첫 옥천살이, 취미생활을 찾아서

성인우 씨는 옥천이 생전 처음이다. 성인우 씨는 어린 시절부터 진천, 경주, 서산, 청주, 부산 등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했다. 아주 어릴 때는 진천에서,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경주에서, 초등학교 6학년부터는 서산의 비인가 대안학교인 ‘꿈의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후 대학 진학을 고민하며 청주의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를 졸업했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적응력이 탁월하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그렇다”며 웃어보였다.

옥천에 살면서 보는 풍경은 성인우 씨에게 ‘여유롭게 살아보자’는 마음을 갖게 했다. 성인우 씨는 시골의 정겨운 분위기와 아침 창문 바깥으로 보이는 산을 보면서 여유로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여유롭게 살아보자는 마음은 취미생활까지 이어졌다. 평소에 별다른 취미가 없어 고민하던 성인우 씨는 요즘 취미를 만드는 중이다. 첫 번째로 만들고 있는 취미는 차 마시기.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기분도 내고, 여유로워지는 마음이 좋다고 말했다. 요즘은 페퍼민트 차를 즐겨 마신다.

성인우 씨는 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를 졸업했지만 교육 쪽에서 일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1년 반 동안의 준비와 2번의 도전 끝에 옥천교육지원청의 신입 공무원이 되었다. 성인우 씨는 지금 행복교육팀에서 근무중이다.

주된 업무로는 마을 돌봄과 방과후 사업 등이 있다. 성인우 씨는 “옥천에는 행복교육지구가 많고 잘하는 지역이라고 들었다”며 “옥천의 경우 드물게 행복교육지구 학생 수가 늘어났다. 그만큼 행복교육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근무한 지 한 달 남짓이지만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 ‘슬기로운 옥천 생활’을 위한 가이드 필요

이정환 씨와 성인우 씨는 아직 옥천이 낯설다. 밥을 먹을 때도 옥천의 맛집이나 식당을 잘 몰라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나마 주변 분들에게 맛있는 식당을 소개받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아직 옥천 군내 지명도 익숙하지 않다. 또 옥천에 있는 작은 영화관이나 수영장 등의 문화시설도 모르고 있다. 이런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나 신입 공무원을 위한 옥천 생활 가이드가 있으면 좋지 않겠냐는 제안에 두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덧붙여 성인우 씨는 “평소 걷기를 좋아해서 옥천 읍내를 걷곤 하는데, 그럴 때 참고할 수 있는 산책 지도나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월 1일부터 근무를 시작해 한 달 남짓 일한 이정훈 씨와 성인우 씨는 버킷리스트에서도 신입 공무원 태가 난다. 올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성인우 씨는 “잘 적응하고 잘 배워서 옥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뒤이어 이정훈 씨도 “1년 동안 잘해서 제 몫 한다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교육공무원의 길을 잘 걸어온 것처럼 이정훈 씨와 성인우 씨는 다짐한 것들을 잘 이뤄가며 열심히 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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