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중 전교회장선거에 출마한 기호3번 양 완씨
이스포츠 반 대항전과 시설 개선, SNS 활동과 사복데이 등 공약
‘뛰어난 친화력으로 활발하게 학생 중심으로 소통하겠습니다!’

편집자주_2월 7일, 옥천중학교에서 온라인 선거로 옥천중학교 학생회장•부회장을 뽑는다. 최다 득표자가 회장을, 두 번째로 많이 득표한 자가 부회장을 맡는다. 출마한 후보는 네 명. 기호1번 박수호, 기호2번 유규상, 기호3번 양 완, 기호4번 최연우씨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양 완(구읍, 16)씨가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를 수락하는 대로 다른 후보들도 만날 예정이다.

카메라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양 완씨의 모습 

19일, 완씨와 이대규(옥천읍, 16) 청소년기자를 둠벙에서 만났다. 대규씨는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며 배우고 싶단 생각으로 함께했다. 두 사람은 만화책으로 가득한 둠벙 한 쪽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완씨는 “둠벙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직접 온 건 처음이에요”라며 “옥천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옥천이 고향이지만, 아버지의 일터인 청주로 이사 갔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다시 옥천으로 왔다. 그리고 죽향초 땐 전교회장을, 작년엔 부반장을 맡았다. “초등학교 전교회장 땐 힘들었어요. 후보 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을 하는데, 같은 학년 애들이 저보고 다른 후보 뽑는다고 뭐라고 하는 거예요. 지금도 왜 그런 건진 모르겠어요. 그래서 6학년 또래보다 어린 학년을 공략했죠. 한 명씩 찾아가서 나 좀 뽑아달라, 진짜 열심히 잘하겠다. 그래서 간신히 이겼어요.”

완씨는 죽향초 전교회장에 출마한 이유를 “초등학교에서 짱이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있었고,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했어요”라고 말했다. 대규씨에게 유권자로서 완씨를 어떻게 보냐고 묻자, 그는 “공약을 잘 몰라요. 피켓 같은 거 보면 후보 기호랑 이름만 나와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완씨의 말에 따르면, 공약이 부족할 땐 이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때 공약을 대충대충 했었어요. 그리고 이번에도 공약을 적어 넣는 게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했어요. 왜냐면 나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가봤자 뽑히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때도 아슬아슬했는데 그때만큼이라도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위 친구들이 나가라고 해서 그래 한번 해보자 한 거에요.”

19일 둠벙에서 만난 양 완씨와 이대규 청소년기자

■ 이스포츠 반 대항전과 화장실 개선, SNS 활동과 사복데이 등 공약

시간이 부족해 적지 못했던 공약은 이스포츠(E스포츠) 반 대항전이다. 작년 교내에서 예선 대회가 열렸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본선은 열리지 못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즐기는 리그 오브 레전드, 피파 온라인 4 등 온라인 게임으로 반 친구들의 사이가 돈독해질 거라 봤다. 그리고 이런 공약은 다른 후보도 내세운 거라, 이번 선거는 인기투표에 가깝다고 말했다.

완씨의 주요 공약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학생 화장실 개선이다. “교사 화장실과 학생 화장실이 차이가 많이 나요. 거긴 따뜻한 물이 잘 나오고 비데도 있어요. 그리고 학생 화장실보다 훨씬 깨끗하고요.

그게 너무 부러워요. 물론 학생 화장실을 더럽히는 사람들이 문제지만, 따뜻한 물이 안 나오고 방향제도 없는 3층 화장실은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대규씨가 “화장실에 제대로 잠기는 문이 없어요”라며 완씨의 말을 거들었다.

다른 공약은 학교 SNS 계정 개설과 사복데이다. “학교에 바라는 점이나 민원이 있어도 실명인 상황에선 드러내기 어려울 수 있고 학교 행사를 홍보하는 역할로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옥천중은 사복을 입어도 되지만 검은 색처럼 무채색을 입도록 하는 분위기에요. 청바지도 못 입고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원하는 옷을 입고 오는 사복데이를 만들자는 생각이에요.”

그가 내세운 후보로서의 강점은 친화력과 추진력이 강하다는 것. 잘 다가갈 수 있고 잘 챙겨주고, 학생의 인권을 위해서라면 선생님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드러나지 않은 민원거리나 문제점은 직접 발로 뛰며 드러내고 해결할 거라고.

둠벙에서 나와 금거북이길을 배경으로 두 사람을 찍었다. 헤어진 뒤 대규씨는 “신기하고 재밌었다”며 “공약을 지킬 자신이 있는지, 믿을 수 있는 후보인지 알 수 있는 질문을 못한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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