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주류를 인수하며 떠나있던 그리운 고향을 다시 찾은 이종필 대표
학창 시절부터 자신의 삶을 이끌던 음악 이야기를 전하다
그 역시 자신만의 앨범을 가지고 있는 출중한 실력을 겸비한 가수

그의 첫 앨범을 장식한 프로필 사진.
그의 첫 앨범을 장식한 프로필 사진.

옥천읍 서정리 근방에 위치한 남부주류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종필(47, 읍 마암리) 대표가 반갑게 맞이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남부주류를 인수한 탓에 온종일 정신이 없었다며 방금 탄 따듯한 커피를 한 잔 권하며 웃음 지었다.

“몇 번을 오가고 또 오가다 이제야 옥천에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됐다”며 그는 얘기했다. 서울 OB맥주에서 첫 직장을 가지고 21년을 넘게 근무했다. 중간에 옥천으로 발령을 받아 2006년에 다시 옥천으로 돌아왔고 4년 뒤 2010년에는 다시 서울로 떠났다가 지난해 다시 옥천으로 돌아왔다.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이 길었다. 그럼에도 그는 돌아온 고향이 참 좋다고 . 이어서 “누구나 귀향을 꿈꾸고 때문에 나의 고향에서 다시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그는 얘기했다.

그는 옥천에서 나고 자라 삼양초, 옥천중, 옥천공고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옥천 토박이다. 물론 그 이후에는 오랫동안 옥천을 떠나있었지만 언제나 고향의 품이 그리웠다. OB맥주라는 큰 기업에 몸을 담고 있다 보니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힘들고, 회사가 언제까지나 나를 챙겨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는 고심 끝에 독립을 해 ‘직장’이 아닌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간 본인이 몸담았던 주류 관련 분야를 살려 옥천에 오랫동안 자리를 잡았던 남부주류를 인수했다. 하나의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아직은 서툴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최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그였다.

온갖 생각거리와 일처리에 몸은 힘들지만 그런 그에게도 힘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음악’이다. 사실 그는 웬만한 가수 부럽지 않을 실력의 소유자다. 심지어는 본인의 이름으로 된 타이틀 앨범이 있는 말 그대로 ‘가수’다. 그런 그의 음악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기로 했다. 

■ 학창시절, 교회 예배당에서 빠져든 음악의 세계

“옛날에 읍에 중앙성결교회라는 곳이 있었어요. 아마 고등학생 때였죠. 그때 친구가 예배당에서 기타 치는 모습을 보고 한 번 따라해보니 빠져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점심부터 가서 밤새도록 배운 걸 만져봤어요.

그때 처음으로 음악에 빠져든 것 같아요.”
그는 그때 당시에만 해도 노래방이 도스체제의 컴퓨터 노래방이었다며 그때 기타를 치며 악보를 보고 컴퓨터 노래방에 있는 반주를 뜯어보는 등 그것들을 만져보며 곡도 써보고 편곡도 시작해 봤다며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되짚었다.

학창 시절부터 시작한 음악은 그의 삶에서 잠시도 떠나질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서도 그는 음악에 뜻이 있었다. 아니, 음악을 사랑했다. 하지만 자신의 꿈에 열정이 있고 뜻이 있다고 그것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새인가 느꼈다. 그에게도 생업은 중요한 과제였다.

하고자 하는 것을 하며 용기를 선택하기에는 그리 부유한 환경이 아니었거니와 장남이라는 부담감이 평생을 낙으로 삼아온 음악의 꿈을 뒤로 미루게 했다. 물론 현실을 직시하고 남부럽지 않을 직장에 다녔지만 그럼에도 가슴 한켠에는 언제나 응어리가 있었다. 평생을 음악만 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그는 음악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다.

“현실에 묻혀서 살지만 과거의 뭉클거림과 끼를 누르며 살았죠. 하지만 끝내 그 뜻이 굽혀지지는 않더라고요. 한동안은 내가 꿈을 이룰 시간이 없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살기에는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시작했죠. 곳곳에서 버스킹을 하고, 노래를 했어요. 그리고 지난해 6개월간 준비를 했던 앨범을 냈습니다. 그때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 돌고돌아 자신의 꿈을 한가득 담아낸 앨범을 내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물론 기에 걸맞은 실력도 출중했다. 오랫동안 작업을 했던 그의 첫 앨범의 제목은 <드림(Dream)>이다. 그 안에는 그의 학창생활을 비롯해 젊은 시절 자신의 꿈을 한아름 담아냈다. 그는 “꿈이 언젠가는 삶의 현실에 부딪치게 되는 내용입니다”라며 앨범을 소개했다.

인생의 황금기였던 20살에 만들었던 <오늘 이 밤에>, 18살에 작곡해 자신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노래라는< 더 앤슈얼 인 유어셀프(The answer in yourself)> 등 총 6곡이 수록되어 있다. 

언젠가 그는 대학로에서 버스킹을 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10여 명의 사람들과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쉼 없이 노래를 했다고 얘기하며 “그때는 정말 너무 행복했죠. 그때의 추억이 잊히질 않고 음악을 다시 시작해야되나?라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음악에 대한 애정과 본인만의 방식을 열정을 담아 얘기했다.

그는 “비록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의 열정적인 활동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 감수성만은 계속 유지하고 싶다”며 언젠가 시간이 흘러 이곳 옥천에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본인만의 작업실을 차려보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음악이라는 것은 자신의 삶이고 그 삶을 전하는 이야기”라며 음악을 시작하며 좋은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음악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그는 말했다.

“다양한 음악을 만나고 다양한 기술들을 만나는 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장비나 녹음, 그러면서 내 삶의 음반 작업을 해볼 수 있다는 것도 너무나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삶의 전환점이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타지로 나갔던 그간의 삶을 잔뜩 이끌어 그는 다시금 돌아온 고향 옥천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한다. 옥천에 오랫동안 자리잡은 남부주류 역시 그에게는 고향에서 이루는 새로운 꿈의 시작이다.

미래를 위해 꿈을 포기해야 했던, 그리고 그 꿈을 뒤로 미루어야 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자신만의 앨범을 가지고 있는 한 회사의 대표이자 훌륭한 가수가 됐다.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 하지만 그럴 때면 그는 어깨에 기타를 걸쳐매고 또 한 번 자신만의 노래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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