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군북면 증약리의 카페 '포레포라'에서 찍은 사진에 바다를 합성해서 만든 사진
옥천 군북면 증약리의 카페 '포레포라'에서 찍은 사진에 바다를 합성해서 만든 사진

그의 복잡한 심경이 두서없는 말과 행동에서 드러났다.

‘고장 났네’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서 내게 연락을 했다. 사랑한다더니 고장이 나서 온 친구를 보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는 “조언을 환영한다”며, 내게 어떠한 말들을 듣고 싶어 했다. 남 조언에는 관심 두지 않는 성격이라는 걸 아는데, 역시 사랑은 사람을 고장 나게 하나 보다.

5년 전, 내가 적어놓은 글에 따르면, 사랑은 뿌옇게 된 안경을 쓰고 겨울 바다에 뛰어드는 일이라 했다. 세상이 흐리게 보여도 닦아 쓸 생각조차 못 할 만큼 정신없고, 감기에 걸릴 것이라는 걱정은 오히려 더 깊은 물 속으로 뛰게 만드니까. 심지어 이들은 무모하게 변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마저 사랑한다.

하지만 혼자 하는 사랑에는 감히 이성이 개입된다. 언제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을 거대한 마음을 모른 척하고, 사랑을 감추려 든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멀쩡한 척하지만 한 곳에 머물러 있는 눈동자와 갈피를 못 잡는 발걸음이 사람을 우스운 꼴로 만든다. 사랑에 있어서, 이성은 늘 마음에 삼켜지니까.

삼켜지지 않으려 할수록 행동은 삐걱대고, 이해되지 않는 자신의 모습들은 늘어날 뿐이다. “그래서 난 차라리 네가 짝사랑을 하는 네 모습에 빠졌으면 좋겠어.”

나는 그대가 마음을 다스리려는 수많은 생각들을 죽이고, 이해하려 해도 이해되지 않는 자신의 행동들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머리를 쓰려거든 상대에게 예의를 차리고 있는지를 생각할 때만 썼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아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종일 떠올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럼 네가 좋아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네가 닮게 될 테니까.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