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즐기는 20년 지기 이재규·최인호씨
교동방죽에서 잡은 붕어 60여 마리 전통문화 체험관 근처 연못에 방생

 

전통문화체험관 근처 연못에 붕어를 방생한 이재규·최인호씨
전통문화체험관 근처 연못에 붕어를 방생한 이재규·최인호씨

“우리야 나이 들어서 할 게 뭐가 있겠어? 이렇게 낚시나 다니는 거지. 그러다가 좋은 일 한 번 해보고 싶더라고.”

구읍 근처에 위치한 교동방죽
구읍 근처에 위치한 교동방죽

이재규(86,옥천읍 죽향리)씨와 최인호(옥천읍 가화리)씨는 올해로 20년 지기다. 그리고 둘 다 옥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두 사람은 낚시를 워낙 좋아하던 탓에 옥천에서는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고. 이곳저것을 돌아다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볕이 잘 드는 자리를 찾다가 굽은 길을 타고 교동방죽까지 올라왔단다. 이미 3년 전에 바닥을 다 긁어내고 청소를 한 탓에 물고기가 잡히기는 하려나 하는 와중에 “이리 와서 한번 봐! 여기 한가득이야!”라며 이재규씨가 팔을 끌었다. 물고기가 있으면 얼마나 있으려나 하던 찰나에 어망을 살펴보니 붕어가 한가득이었다. 족히 30여 마리는 되는 듯했다. 

“크지는 않은데 그래도 꽤나 잡혀. 이걸 우리가 잡아서 뭐 하겠어. 나중에는 다 놔줘야지. 생각해 보니까 이걸 저 아래 전통문화체험관 앞에 연못이 크게 있잖아? 거기에 가져다 넣으면 좋겠더라고. 그러면 관광객들이 구경도 하고 얼마나 좋아! 연꽃 피는데 붕어도 살면 좋잖아?”

두 사람은 낚시는 마음을 수양하는 것이라고
두 사람은 낚시는 마음을 수양하는 것이라고

사실 오늘로 이틀밖에 되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좋은 일을 하는데 기간이 얼마나 중요하랴. 마음이 중요할 따름이다. 두 사람은 전날부터 오전 10시면 나와 오후 2시까지 붕어를 잡았다고 했다. 교동방죽에는 특히 붕어가 잘 잡힌다고 두 사람은 말한다. 생각보다 꽤나 잡혀 어제도 30여 마리를 전통문화체험관 바로 근처 연못에 풀어줬단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참을 잡은 붕어들을 연못에 풀었다. 건강한 붕어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힘껏 뛰쳐나갔다. 수심이 낮지도 않고, 먹을 것도 많아 붕어가 살기 좋은 환경이라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잡은 30여마리의 토종붕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잡은 30여마리의 토종붕어

“내년 봄이 오고 연꽃이 다시 피기 시작하면 그때 붕어도 많이 크겠지. 그때 놀러 온 애들이 그걸 구경하면서 노는 걸 보면 기분이 참 좋을 것 같아.”

좋은 일이라는 것이 별것은 아니다. 그저 지나가던 이들이 기분좋게 한 번 웃으면 그뿐이다. 쌀쌀해지는 요즘 두 사람의 선행이 추위를 녹인다. 이제 곧 옥천을 찾는 춥디추운 겨울을 지나, 봄을 거치고 다시 여름이 찾아오면 두 사람이 풀어놓은 60여 마리의 붕어들은 곱게 피어나는 연꽃 사이로 힘껏 헤엄을 칠 것이다. 

열심히 잡은 붕어를 방생하는 이재규씨
열심히 잡은 붕어를 방생하는 이재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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