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덕후가 된지 반년도 안된 고영철씨를 만나다
“예전에는 아이돌 좋아하는 것에 선입견을 가졌는데
이제 직접 좋아해 보니까 그런 생각 안 해요”

 

옥·덕·후 (옥: 옥천 덕: 덕후는 후 :who(누구)?)

자신이 좋아하는 에스파 MD후드티를 입고 에스파와 사진 찍는 고영철씨.
자신이 좋아하는 에스파 MD후드티를 입고 에스파와 사진 찍는 고영철씨.

길을 걷다 우연히 아이돌 ‘에스파’의 로고가 새겨진 후드티를 입고 있는 옥천중 2학년 고영철(15, 읍 마암리)씨를 만났다. 그는 자신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에스파의 팬 ‘마이’라고 소개했다.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MD를 입으며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지만, 예전에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돌을 왜 좋아해? 사람도 저렇게 많은데 이름은 어떻게 외우고, 응원법 같은 건 왜 하는 거야?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을 땐 무언가를 좋아하는 ‘덕후’가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방에 좋아하는 사람 사진을 붙이고, 온종일 그 사람만 보고, 핸드폰과 컴퓨터 배경 사진 모두 그 사람으로 하는 게 광적으로 다가왔다. 만나지도 못하는데 왜 좋아하는 것인지 긍정적인 인식보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더 컸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그가 아이돌 에스파를 좋아하게 됐다. 그는 21년7월에 유튜브를 보다가 넥스트 레벨 댓글 모음 영상을 보고 입덕하게 된 것이다. 댓글 모음 영상에서 시작된 에스파 세계관 영상과 다른 영상들이 그를 에스파에 스며들게 한 것이다.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은 에스파를 좋아하고 나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마다 덕질하는 정도가 다르고, 아이돌을 좋아해도 인생이 망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돌을 좋아하고 나서야 비로소 아이돌을 좋아하는 덕후의 마음을 이해한 것이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거는 그냥 한순간에 치이는 거예요. 그냥 '덕통사고' 당하는 거죠.” 덕통사고는 교통사고처럼 우연하고 갑작스럽게 어떤 분야에 팬이 되는 것을 뜻한다.

그가 가지고 있던 만나지 못하는 데 왜 좋아해? 라는 생각은 콘서트나 팬미팅을 통해 아이돌을 만날 수 있고, 각종 SNS로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변했다. 그리고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정도는 다르니 그것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는 아이돌 좋아하는 것에 선입견을 품었는데 이제 직접 좋아해 보니까 그런 생각 안 해요” 과거의 자신과 같이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자기 주변에 있는 덕질하는 친구들을 통해 다양한 덕질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스파를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말을 하고 다닌다. 그 이유는 친구들이 아이돌 문화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내가 좋다는데 어쩌라는 마음의 합작이다. 당당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한 덕분인지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이 자신도 에스파를 좋아한다며 다가온 적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에스파를 좋아하고 난 후 기분이 안 좋을 때나 공부하느라 힘들 때 위로를 많이 받고 있다. “에스파 영상이나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을 얻게 돼요” 에스파의 노래를 듣고 영상을 보기만 해도 행복한 그는 인터뷰를 마치기 전 “기사를 통해 에스파를 모르는 사람이 에스파를 알아줬으면 좋겠고,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과 직원들은 나쁜 일로 뉴스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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