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그림책플라워테라피 수업 진행하는
김자옥 강사를 만나다
“장애인 가족들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있었으면”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그림책플라워테라피 수업을 맡고 있는 김자옥 강사.

“대전에서 장애인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8회에 걸쳐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다 같이 울고 웃으며 서로의 마음을 헤아렸던 기억이 나요. 옥천에서는 대상자들만 있어서 장난도 치고 비교적 가볍게 진행하지만, 가족들이 오시면 아무래도 조금 더 진지해지죠.”

노인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에서 지난 8일부터 성인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그림책플라워테라피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자옥(50) 강사를 만났다. 

김 강사의 수업에 참여하는 수강생들은 그림책을 읽고 꽃을 다듬으며 마음을 치유한다. “약이나 처방전을 주는 ‘치료’는 아니에요. 대신 책을 읽고 꽃을 만지면서 대상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요. ‘치유’하는 거죠.”

 

김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병에 꽃 넣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어느덧 옥천과 인연을 맺은 지도 1년 7개월

김 강사는 현재 대전 아인캘리그라피 디자인협회 원예분과장을 맡고 있으며, ‘작은숲’이라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 후 쭉 대전에서 살아온 그는 1년 7개월 전 처음으로 옥천과 인연을 맺었다.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의심 증상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부터다.

김 강사는 “‘찾아가는 경로당’, ‘치매 어르신 수업’ 등 옥천에서 1년 반 넘게 활동해 왔는데, 외부 강사다 보니 코로나가 터지면서 수업이 중단됐다”며 “복지관에서 검색을 통해 제 수업을 발견하고 연락을 주셨는데, 원예 수업만으로 부족한 점을 그림책으로 채울 수 있을 거란 기대로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옥천에서 장애인 대상 수업을 하는 건 지난 8일부터 복지관에서 성인발달장애인을 위한 그림책플라워테라피 교육을 맡은 게 처음이다. 하지만 옥천이든 대전이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김 강사에게는 똑같은 수강생이다. “몸이 약간 불편한 것 외에 우리 사람은 다 똑같잖아요. 의사소통이 조금 어려울 순 있지만 그 외에 크게 다를 건 없다고 생각해요. 대상자 분들에 맞춰서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면 돼요.”

“이걸 시작으로 해서 옥천과의 인연이 앞으로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김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김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 “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

김 강사는 공방을 연 이후로 대전에서 4년 동안 장애인부모협회나 특수 아동 대상 수업을 계속했다. 그는 “대전에선 부모와 장애인분들이 프로그램에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꽃바구니 세트 만드는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아이가 ‘엄마에게 주고 싶다’며 선물하더라고요. 장애가 있어서 표현이 서툴 뿐이지 부모의 마음을 알고 느껴요.” 나무를 만드는 수업에서는 한 장애 학생의 부모가 자신이 ‘소나무’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계절 내내 항상 푸르고 건강한 소나무처럼 아이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김 강사는 “장애인들을 위한 수업도 좋지만 부모를 비롯한 그 가족들을 위한 수업도 따로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들도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많잖아요. 그분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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