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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사진일기9] 핑크빛 8월
[제주도 사진일기9] 핑크빛 8월
  • 옥천닷컴
  • 승인 2019.08.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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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 (여행사진작가 / 안남초 31회 졸업)

여름에 피는 꽃은 8월의 따가운 햇볕만큼이나 강렬하고 화려하다.

8월에 피는 꽃은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곳에서 주변의 시선을 뺏어 모은 채 오랫동안 도도한 핑크빛 자태를 뽐내고 있다.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하늘과 진한 분홍색 꽃이 어우러진 여름날의 오후는 가는 세월을 잡아 두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그 아쉬움과 질투의 시간, 한가운데는 핑크빛 유도화와 배롱나무가 있다.

만장굴길 유도화

잎은 버드나무, 꽃은 복숭아꽃과 닮았다고 하여 유도화(柳桃花)라는 이름을 가진 이 꽃은 7~8월의 태양 아래 분홍빛으로 곱게 핀다. 중국에서는 줄기가 대나무와 같이 가늘고, 꽃은 복숭아꽃을 닮았다고 하여 협죽도(夾竹桃)라고도 한다.

유도화는 햇볕이 잘 들고 추위가 덜한 양지에서 잘 자라며, 부산의 낙동강 하구와 여수의 사도, 제주도 남쪽 바닷가 숲에서 자생하고 있다.

서귀포 새섬 공원 해안가에 빼곡하게 심어 놓은 유도화를 보고 많이 놀랐다. 독성이 강한 유도화를 이렇게 아무데나 심어 놓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원이나 산책로뿐만 아니라 가로수, 학교의 울타리에도 많이 심었다. 공해와 염분에도 잘 자라 공기정화용 조경수나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능소화나 철쭉처럼 독성이 강해 사약(死藥)의 원료로 쓰이기도 했단다. 독성은 청산가리보다 훨씬 강해 조심해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그 독성을 잘 다스려 잎이나 나무껍질, 꽃을 말려 강심제(强心劑)나 이뇨제(利尿劑)의 약재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울타리에 심어진 유도화에 간혹 어린아이들 손이 닿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7월이 무르익어 가는 제주 동부의 구좌읍 월정리 일주동로(1132)의 만장굴입구교차로에서 용천동굴, 미로공원을 지나 만장굴휴게소까지의 2.0만장굴길에는 가로수로 심어 놓은 유도화가 포도를 따라가며 파란 하늘을 뒤덮어 놓았다. 곱게 핀 유도화는 눈과 마음을 붙잡아 놓고 놔 주질 않는다. 한참을 길에 서서 하늘을 쳐다보았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파란 하늘은 핑크색 유도화를 투명하게 감싸고 있어 두고두고 보았으면 했다.

멀리 길 한쪽엔 청춘남녀가 셀프사진을 찍기 위해 마주보고 바싹 몸을 붙이고 포즈를 취한다. 한참을 그렇게, 보기에도 민망한 자세이기는 하였으나 부러움도 커, 질시와 부러움은 이내 상쇄되고 말았다.

만장굴 쪽으로 걸어가면서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 보기도 하고, 다시 승용차로 둘러보기도 하며 유도화가 만개한 만장굴길 분홍빛 유도화를 마음껏 즐겨 본다.

만장굴길 유도화
만장굴길 유도화
만장굴길 유도화
만장굴길 유도화
만장굴길 유도화
만장굴길 유도화

 

법화사 배롱나무

7~9월의 뜨거운 여름날, 고유의 주름진 꽃잎을 피우는 배롱나무는 ‘100일 동안 꽃을 피운다라고 해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 공원이나 가정의 정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고택(古宅)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모든 꽃이 100일 동안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날에 걸쳐 아래쪽 꽃부터 번갈아 피기 시작하여 100일 동안 피고 지고하면서 오랫동안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주도에서는 저금 타는 낭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간지럼을 타는 나무라는 뜻이다.

온 대지가 초록으로 물든 성하(盛夏)의 계절에 한껏 자태를 뽐내며 분홍색으로 피어나는 꽃이다. 대부분 꽃이 분홍색이지만 가끔은 흰색도 있다. 원산지는 중국이다.

가을을 재촉하는 8, 서귀포시 하원동 법화사(法華寺)에는 배롱나무 꽃이 한창이다.

법화사에는 약 3,000여 평의 자연습지인 구품연지(九品蓮池)와 연꽃, 여러 그루의 배롱나무가 있다. 구화루, 연꽃, 목백일홍이 어울려 짙어 가는 여름을 장식한다. 꽃이 한창 피는 8월 중순에 연꽃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축제가 지나면 배롱나무꽃이 만발하기 시작한다.

법화사 뒤편에는 법화사지(法華寺址)가 있으며, 1982년부터 발굴하기 시작하여 현재의 구품연지를 복원하였고, 그 후 1987년 대웅전에 이어 2004년 구화루(九華樓)가 복원되었다. 법화사는 1971년 제주특별자치도 지방기념물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법화사는 194843항쟁으로 소실되었다가 1951년 한국전쟁 때는 모슬포에 있던 제1훈련소의 숙영지와 사격훈련장으로 사용되어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했다.

1100(1139)와 중산간서로(1136)가 만나는 회수사거리에서 법화사입구교차로까지 1.5를 진행하면 왼쪽에 법화사 입구가 보인다. 반대로 서귀포 방면에서 이곳을 찾는다면 강창학종합경기장이 있는 중산간서로(1136)를 따라 오다가 법화사입구교차로에서 우회전한다.

법화사 배롱나무꽃
법화사 배롱나무꽃
법화사 배롱나무꽃
법화사 배롱나무꽃
법화사 배롱나무꽃
법화사 배롱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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