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클럽 청소를 담당하는 이숙자, 강은경, 황복여씨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우울하니까 일이 필요해’

시니어클럽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공공기관 가꾸미'들 (왼쪽부터 이숙자,강은경,황복여 씨)
시니어클럽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공공기관 가꾸미'들 (왼쪽부터 이숙자,강은경,황복여 씨)

지난달 15일, 금구천 걷기 행사에 참가했던 이숙자씨(77, 읍 금구리)는 통합복지센터 청소노동자다. 올해 처음 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사업에 지원해 현재 통합복지센터 4층을 담당하고 있는 이씨는 강은경씨(70, 읍 신기리), 황복여씨(70, 읍 문정리) 함께 일하고 있다. 동네이웃도, 친구도 아니지만 서로의 마음이 잘 통한다는 그들에게서 즐거움이 엿보인다. 이심전심으로 통합복지센터의 청결을 책임지는 3명의 청소부들을 만나봤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통합복지센터 화장실 청소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3시간 내내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1시간마다 10분씩 쉬는 시간이 있어 잠시 목을 축이고 가벼운 휴식을 취한다. 군에서 시행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 중, ‘공공기관 가꾸미’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올해 3월부터 시작해 12월까지 계약돼 있다. 조은정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원래는 1월부터 시작이지만 올해는 활동이 늦어져 3월부터 시작하게 됐다. 현재 공공기관 가꾸미로 활동하고 있는 인원은 총 58명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1년 단위로 운영하기 때문에 내년에 재신청을 해야 한다.

이씨는 “노인들에겐 이런 일이 딱 좋다. 업무 시간이 너무 길지도 않고, 그렇다고 업무 강도가 그리 세지도 않으니깐”이라며 업무에 대해 만족감을 내비치는 한편, “그래서인지 돈은 좀 적다. 개인적으로 30만원 정돈(현재 27만원) 받았으면 좋겠다”며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이들은 계약조건에 따라 근무기간이 한 달에 열흘을 넘길 수 없으며 따라서 주 2~3일, 하루 3시간이라는 고정된 시간동안 근무하고 있다. 

시니어클럽에서 일하기 전엔 각자 다른 일을 했었다는 그들. 이씨는 당구장에서 카운터를 봤으며 강씨는 대전 소재의 회사 식당에서, 황씨는 자전거 부품회사, 전기회사 등을 돌며 업에 종사했다. 또, 이씨는 도서관에서도 근무를 했고 일을 잘한다며 3년 동안 채용했었다고 전했다. 올해 12월이면 계약이 끝나는 이들은 무슨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내년에도 신청할 것이라며 호의적인 의사를 밝혔다.

집에서 마냥 쉬고 있는 게 싫어서 나온다는 이들은 “코로나 때문에 여기 못 나오게 되면 집에서 엄청 답답하게 지낸다”며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쉬는 날엔 주로 운동을 하는 등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틈틈이 손주들도 돌보는 어머님들은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고 있다. 할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 어머님들은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 “지금처럼 즐겁게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씨는 “첫째로 중요한 것이 건강이니깐, 사무실에서도 건강이 최고라고 하면서 직원들이 그냥 건강하시라고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한편, 어머님들이 꼽은 통합복지센터의 장점은 건물이 신식이라 청소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헌 건물은 깨끗하게 청소해도 티가 잘 안 나는데 새 건물은 금방금방 티가 난다는 것. 올해 5월에 있었던 사무실 이전도 함께 했다는 어머니들은 어느새 통합복지센터에 스며들어 있었다. 또한, 복지센터 직원들의 친절함을 이야기했다. 관장, 직원할 거 없이 마주치면 인사를 하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대답에서 긍정적 에너지가 샘솟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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