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 서: 서영이의 영: 영리한 이야기

 

누구에게나 로망은 있다. 시골집 마당에 돗자리 펴고 누워서 떨어지는 유성우 보기, 풀벌레 소리 들으며 반딧불이 찾아다니기,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식사하기처럼 우리는 이룰 수 있는 소망을 품고 산다. 정서영씨도 그렇다. 자신이 태어나고 살아온 옥천을 나중에 자녀들에게 소개하는 상상을 하며 살아간다. 그런 서영씨에게 자신의 로망을 실현할 옥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았다.

■ 자기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옥천에 산지 17년 된 정서영입니다. 옥천읍 삼양리에 살고 있어요. 전에 인터뷰했던 다현이 추천을 받고 인터뷰를 하게 됐어요. 다현이랑은 아동정책참여위원회를 하면서 친해졌어요. 저도 옥천고등학교에 다녀요. 사실 옥천신문에서 여러 번 인터뷰를 해봤는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학생들의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서 전해지는 거잖아요. ‘아 나도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긴 한가보다’라는 생각을 옥천신문을 통해 항상 하게 돼요.

 

■ 옥천에 대한 로망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뭔가요?

어렸을 때부터 살던 마을을 자녀들한테 소개해 주고 싶은 로망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하고 있어요. 아동정책참여위원회나 교육도서관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뭔가 나중에 제 아이들한테 “내가 이런저런 활동을 해서 여기가 이렇게 바뀌었단다”라고 말하고 싶거든요. 아마 부모님의 고향 집에 가서 일기장을 보면서 느꼈던 것 같아요. 일기장을 보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거든요. 이런 마음 때문인지 옥천에서 계속 살고 싶어요. 제 꿈은 의사인데 의사가 돼서 옥천에 병원을 차리고 싶어요. 제 고향 사람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옥천에서 친구랑 어떻게 노세요?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놀 시간이 없어요. 정규 수업이 4시30분에 끝나면 저녁 먹고 야자를 해야 돼요. 야자는 6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예요. 이게 끝나면 바로 기숙사에 들어가서 또 공부해요. 주말에도 계속 공부를 해서 놀 시간이 없어요. 야자를 안 째는 이유는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중학생 때는 잘 놀았어요. 얘기하는 걸 좋아해서 친구들과 학교 안에서 늦게까지 떠들거나 카페에 가서 놀았어요. 학교 안에서 논 이유는 다음 날 와서 봤을 때 뭔가 웃겼거든요. 정원에서 라면을 먹고 돗자리를 깔고 노는 게 계속 기억에 남아요. 그 장소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다른 곳들은 계속 변화하는데 학교는 변함 없이 있을 것 같아서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카페는 빽다방이랑 봄봄을 많이 갔어요. 아무래도 학생이어서 그런지 싼 곳을 찾아다녔어요. 솔직히 4천 500원은 중학생한테 매우 부담스러워요.

 

■ 그렇다면 옥천 청소년으로 살면서 이런 게 더 필요하다는 것 있나요?

청소년들 사이에서 의견이 많이 나오는 얘기가 하나 있는데 친구들끼리 만나서 이야기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에요. 제가 옥천교육도서관리모델링사업도 참여를 했었는 데 느낀 점이 많았어요. 옥천은 청소년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그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직접 학생을 찾아서 의견을 들은 적이 없더라고요. 설문조사 결과 토대로 의견을 반영하긴 하지만 그 공간을 사용할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보고 하는 게 더 좋은 의견수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설문조사보다는 이렇게 직접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그리고 제가 지금 고등학생인데 고등학생들은 땅에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나는 엄청 예민해져 있는 존재더라고요. 저희는 사소한 것으로 눈물이 나고 위로를 받고 응원을 받아요. 저녁을 먹고 나온 가게에서 사장님이 ‘수고했어요’라는 말 한마디에도 감동을 받아요. 학생들은 거창한 것들에 힘을 받는 게 아니라 사소한 응원의 말에서 힘을 얻거든요. 그래서 옥천 곳곳에 벽화든지 팻말이든지 응원의 말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외에도 넓은 휴식공간과 그룹 활동을 할 수 있는 회의실이 필요하고 인생네컷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계가 필요해요. 포토존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은 거창한 것이 아닌 친구들이랑 사진 찍고 이야기하고 영화 보는 장소가 필요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같이의 가치’ 이런 말처럼 함께 해내려는 지역 사회의 노력도 필요하고 학생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참여와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지만, 학생들이 옥천이라는 곳을 떠나지 않고 회상했을 때 좋은 공간이라고 떠올릴 수 있어요. 함께 좋은 옥천군을 위해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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