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토박이인 중학교 1학년 이지연씨, 올해 목표는 네이버 도전만화에 웹툰 연재하기
‘옥천에 독서 모임, 만화·애니메이션 배울 기회 생기면 좋겠어요’

지난달 4일 만난 이지연씨
지난달 4일 만난 이지연씨

 

책과 웹툰을 좋아하는 옥천 토박이 이지연(옥천여중1, 읍 장야리)씨. 움짤(움직이는 짤방. 인터넷에서 움직이는 사진이나 그림 등을 이르는 말)을 만들거나 웹툰 연재를 위한 구상을 종종 한다. 올해 안에 네이버 도전만화에 웹툰 연재하기가 목표인 그는, 옥천에 독서 모임과 만화·애니메이션을 배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뒤 지난달 4일, 옥천신문사 2층에서 지연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 어린 시절 떠오르는 기억이 있나요? 

가족들과 옥천 명소를 놀러 다닌 거요! 특히 둔주봉이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저학년 땐 주로 친구네 집 가서 놀았어요. 마피아 게임이나 수건돌리기, 친구들과 스도쿠 풀기를 주로 했던 것 같아요. 고학년 땐 카페 같은 곳으로 나가서 놀았어요. 이때부터 ‘카페 캔버스’를 가게 된 것 같아요. 전에 다른 이름이었다가 그렇게 바뀌었고, 메뉴는 똑같았지만 인테리어가 많이 달라졌어요. 

서점에도 많이 갔는데, 초등학교 때는 돈이 없어서 서점에서 ‘눈팅(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만 했어요. 책 앞쪽을 계속 넘겨보면 민폐니까 맨 뒤에 책을 설명하는 내용이 있으면 그걸 보고, 내 스타일이다 싶으면 도서관에서 빌렸어요. 

올해 초부터는 서점에서 책을 사기 시작했어요. 그때그때 끌리는 책들을 휴대폰에 메모했다가 도서관에서 한번 빌려 읽고,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느낀 책들을 사요. 기억나는 책은 「팩트풀니스」라고, 한스 로슬링의 책이에요. 되게 유명한 책인데, 그래프 같은 걸 많이 이용한 책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옥천서점에 있는 에드가 엘런 포 전집을 노리고 있어요. 
 

■ 책과 그림은 어떻게,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나요? 

어머니께서 책을 자주 읽고 좋아해요. 그래서 저도 책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저는 파울로 코엘료 책을 재밌어해요. 「연금술사」는 인생 책이고요. ‘산티아고’가 본인의 신화적인 여정을 찾아서 모험하는 내용이에요. 그 작가의 신작이 최근에 나왔어요. 「아처」라고. 어머니께 바로 부탁해서 인터넷으로 샀어요. 이건 궁사의 궁술과 인생을 빗대서 드러내는 소설이에요. 

소설은 겉으로 보면 단순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잘 보면 거기에 작가의 생각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요. 인물들의 성격이나 원하는 바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또 다른 세계를 접하는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에요. 그림을 되게 잘 그리는 친구가 있었어요. 저도 잘 모르는 사이에 그 아이와 가까워졌고,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제가 그림을 그리면 친구들이 와서 피드백을 너무 많이 해줬어요. 그러다 보니 더 잘 이해가 되고, 더 열심히 그리고 싶어졌어요. 그리는 건 그때그때 끌리는 걸 캐릭터화하는 거예요. 

초등학교 때는 학교 동아리가 없었고, 지금은 캐릭터 디자인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금요일 오후 한 시부터 두 시간 동안 해요. 미술 선생님께서 캐릭터와 모델링을 가르쳐주고 계세요. 프로필을 짜면, 그걸 표현하는 활동이에요. 제가 만든 캐릭터를 어떻게든 시중에 팔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이지연씨가 그린 그림들
이지연씨가 그린 그림들

■ 그러면 웹툰도 보시나요?  

웹툰은 친구들의 추천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보기 시작했어요. 요즘은 네이버에서 웹툰을 매일 봐요. 지금 연재되는 것 중에는 ‘트럼프’라는 판타지 웹툰을 좋아해요. 인기 면에서 하위권이긴 한데 저에게는 거의 인생 웹툰이에요. 아들이 억울하게 죽은 친아빠의 복수를 하는 내용이에요. 

완결된 것 중에는 ‘이상하고 아름다운’을 좋아해요. 평범하게 학교 다니던 여주인공이 다른 세계에 가서 남주인공을 만나는 동양 판타지예요. 판타지 하면 보통 되게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하잖아요. 근데 이건 여주인공 입장으로 생각하는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야기 전개도 탄탄해서 좋았고요. 

웹툰 작가가 된다면 이야기와 그림 모두 맡고 싶어요. 이야기를 써본 건 많은데, 개연성 없고 무의미하게 사용되는 장면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목표는 올해 네이버 도전만화(누구나 웹툰을 게시 가능한 창작만화 게시판)에서 웹툰을 연재하는 거예요. 네 명의 사람들의 나와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이야기를 매번 구상할 때마다 장르나 내용이 바뀌는 것 같아요. 
 

■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독서 모임이 생긴다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양자역학이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걸 다루는 철학책이 재밌어요. 저는 이런 책을 읽고 나서, 밴드로 전국에 있는 10대들과 독서 토론해요. 기억 나는 주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몸이 커지는 케이크랑 작아지는 물약을 같이 먹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였어요. 친구들은 독서를 저만큼 좋아하진 않다 보니, 그런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을 배울 만한 데가 있으면 좋겠어요. 특히 웹툰 그리는 기술을 배우고 싶어요. 미디어센터 같은 곳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12월 재개관하는 교육도서관에 웹툰 그리기 등 관련 시설이 들어올 예정이더라고요) 와아아! 생각만 해도 좋은걸요?  

우리 또래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고 싶어요. 살면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게 관계 문제잖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청소년들끼리 갈등하는 이유는 취미 간의 다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싸우는 친구들 사이에서 중재해야 하는 상황도 있고요. 그럴 때 방법을 알려주거나 좌절을 이겨내는 쪽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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