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지원, 더 열악해졌다' 일갈, 옥천군 지체장애인협회 육동일 회장
장애인보장구 수리하는 엔젤봉사단, 필요성 높아 일자리로 시급히 전환해야

옥천군 지체장애인협회 육동일 회장
옥천군 지체장애인협회 육동일 회장

 

"문제는 있었지만, 이를 고쳐서 써야지 예산과 인력을 축소해버리면 사실 장애인의 발을 끊어 놓는 것과 진배없거든요. 지체장애인들의 발이 되어준 차량지원을 다시 복원했으면 합니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생겨서 운영하고 있지만, 경증 장애인들은 이용을 할 수가 없거든요. 가장 필요한 지체장애인들의 발이 되어줬던 차량지원을 다시 했으면 좋겠어요." 

퇴직공무원 출신으로 (사)충북지체장애인협회 옥천지회장을 맡은 육동일(74, 청성면 대안리)씨는 다른 시군에 비해 더 열악한 지원으로 더 어려워졌다면서 쓴 소리를 내뱉었다.  

2015년 육동일 회장이 취임하기 전에 옥천군 지체장애인협회가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위탁운영하는 과정에서 부조리가 발생한 바 있다. 지원차량을 사유화해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고, 지원차량의 운행일지가 대리 기재되어 비판을 받았던 것이다. 이런 사건들이 하나씩 터질 때마다 타격을 입는 대상은 장애 당사자들이다. 육동일 지회장은 지원차량 사건 이후에 “협회 차량에 운영비 명목이 사라졌다”며 “2016년부터 군에서 차량운영에 필요한 인건비나 유류비 지원이 끊어졌다”고 전했다. 충북지체장애인협회 옥천군지회 명의의 차량은 장애 당사자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기금으로 마련되었으나, 지금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충북지체장애인협회 옥천군지회의 장애인 지원 차량. 공공기금으로 마련됐으나 기사와 유류비 지원이 없어 현재는 방치돼 있다.
충북지체장애인협회 옥천군지회의 장애인 지원 차량. 공공기금으로 마련됐으나 기사와 유류비 지원이 없어 현재는 방치돼 있다.

육동일 회장은 “리프트 차량이 있어 경·중증 당사자를 태울 수 있는데, 유류비와 인건비가 지급되지 않아 군청에 반납을 했던 적도 있다”며 “지금은 자동차를 명목상으로 유지만할 수 있는 자동차세와 보험료 등만 지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옥천군에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지체장애협회 측에서 주장은 “중증 뿐만 아니라 경증 지체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근 보은군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하루 빨리 차량 인건비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은군지회는 지체장애인협회에 현재 상시차량 운전자 1명을 두고 있다. 충북지체장애인협회 보은군지회 이재환 담당자는 “보은군은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별도로 있지만, 협회에 상시 차량 운전자 1명을 두어 오전 9시부터 4시까지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다. 관내의 경우 1천원 관외의 경우 1km당 200원 할증된다”며, “장애 당사자의 이동권을 위해 운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육동일 회장은 연합회 상근 일자리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인들의 자조 조직인 연합회를 담당하는 상근직도 딱 3시간만 일하는 인건비를 지급하거든요. 타 시군에는 자조 활성화를 위해 온전히 한 명의 상근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과는 달라요. 연합회에 다양한 장애를 가진 조직들이 결합해 있는 만큼 계속 소통하고 사업을 하려면 제대로 된 상근자가 필요합니다."

 

■ 장애인보장구 수리, 이젠 봉사에 의존말고 일자리로 돌려야

또한, 63명의 봉사단원이 '봉사'로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장애인 보장구 수리 봉사를 하고 있는 엔젤봉사단도 일자리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엔젤봉사단은 '사랑의 장애인 보장구 A/S'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며 2021 옥천군 우수프로그램지원사업을 받기도 했다. 장애인들의 발이나 다름없지만 수리가 용이치 않아 매년 각 읍면을 돌아다니면서 찾아가는 출장 수리를 하고 있지만, 사업비가 부족해 늘 아쉬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정도의 필요성이면 더 이상 봉사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로 만들어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 육동일 지회장의 목소리다. 

"노인 및 장애인들은 보장구 A/S를 받기 위해 30분 이상 울퉁불퉁한 험한 길을 뚫고서 수리 서비스 현장을 찾아오기도 합니다. 배터리 교체에만 20-30만원이 소요되고, 바퀴 한쪽을 가는 데도 3만원이 넘어서 정부 보조금 10만원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해요. 지체장애인들에게 보장구는 그 자체로 '인권'이거든요. 각 읍면에 상시적으로 거점 보장구 수리센터를 공공으로 운영하여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는 경제적 부담 뿐 아니라 오지에서 보장구를 끌고 오기에는 만만치 않아 보장구를 실을 수 있는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인보장구가 고장나면 꼼짝없이 집에서 한발자국도 못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아요. 창살없는 감옥에 있는 거죠. 옥천군은 이런 중요한 활동을 계속 봉사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필요성이 인정되면 공공일자리로 전환하여 수시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편, 옥천군장애인단체협의회 조직에는 지체장애, 시각장애, 교통장애(사고로 인한 장애), 부모연대(정신장애), 농아(청각 및 언어)로 당사자 별 고충을 겪고 있는 문제들로 분류되어 있다. 또 각 분회장에는 9개 읍면단위의 회장을 두었다. 다음은 옥천군장애인단체협의회 분임회장과 분회장 명단이다.

△회장 권호걸 △지체 육동일 △시각 도창재 △교통 최봉수 △부모연대 홍현진 △농아 유병석 △옥천 서명옥 △이원 최복수 △동이 조규섭 △군서 박윤복 △군북 박장수 △청산 김우현 △청성 안순애 △안내 김철기 △안남 육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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