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던 음악 잠시 멈추고, 공기업 직원을 목표로 하다
청소년기자와 학생참여위원회 활동하며 ‘청소년인권’에 관심 생겨

옥천신문 바로 앞 벽화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박나혜 인턴기자가 포토샵으로 작업했다.
옥천신문 바로 앞 벽화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박나혜 인턴기자가 포토샵으로 작업했다.

 

중학교 3학년 시절, 뮤지컬을 해야했는데 배우는 죽어도 하기 싫었다. 배우를 피하기 위해 작가, 소품, 음향감독 중 하나를 지원해야만 했다. 김언빈(18,읍 장야리)씨는 음향감독에 지원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배웠기 때문에, 음향감독을 하는게 그나마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후로 그는 약 1년가량 작곡 공부를 했다. 그는 그 1년이 “참 즐거웠다”고 했다. 

 

■ 6년 간의 음악인생이 끝나고 작곡의 세계를 만나다

뮤지컬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야 하는데, 마음에 드는 음악이 없었다. 직접 작곡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작곡 프로그램을 다운받았다. 이것저것 만져보며 장면마다 어울리는 노래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작곡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그 전에는 악기에 빠져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때 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첼로를 배웠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이 될 무렵, 배워오던 음악을 그만둬야 했다. 그는 그 당시를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했다. 그토록 좋아하는 음악을 갑자기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만나게 된 작곡의 세계는 힘이 되었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작곡 공부는 매일 해도 새롭고 재미있었다. 

 

■ 현실과 마주한 후, 처음으로 정한 목표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작곡도 그만둬야 했다. 그는 충북 산업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취업을 목표로 달려야 하니, 작곡에 매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졸업 후 어디에 가고 싶냐는 교사의 질문에 당황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졸업 후를 생각해본 적도 없을 뿐더러,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었다. 학교에서는 몇 가지 길을 알려줬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사기업 등의 선택지가 있었다. 그 중 어디에 갈 지를 정해야 한다는 게 어려웠다. 그래도 안정적일 수 있는 공기업에 들어가 회계나 재무 관련 업무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회계, 재무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 “충북학생인권조례를 만들고 싶습니다” 

7년 가까이 해오던 음악을 순식간에 그만두고, 그는 새로운 것들을 시작했다. 지금은 옥천교육지원청 학생참여위원회에서 고등학교 대표를 하고, 주말에는 청소년기자단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권유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족해요! (웃음) 힘들긴 해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는학생참여위원회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하여’라는 메시지가 담긴 핀배지를 옥천의 학교들에 나눠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충청북도학생인권조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직접 고민하고 공부하여 인권조례를 만드는 것이다. 학생의 인권을 말로만이 아닌, 실제로 지키기 위해서는 충북학생인권조례가 꼭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 청소년기자단 활동을 하며 상상한 기자의 삶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옥천신문 2층에서 하는 청소년기자단 활동에 참여 중이다. 그 곳에서 그가 쓴 기사가 옥수수 신문 1면을 차지한 적이 적지 않다. 그는 일상 속에서

기사거리를 발견하고, 글을 쓰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기사를 쓰는게 힘들지 않아요. 그런데 기자는 못할 것 같아요. (웃음) 제가 쓰는 기사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피해가 갈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기사를 잘 못쓰면 신고를 당하거나 보복 당할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하고요.” 

그래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기자를 직업으로 삼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되면 되고, 말면 말지’라는 말이 자신의 인생모토라고 했다. 열심히 하되, 실패해도 괜찮은 정도로 하겠다며 말이다. 음악을 하다 중간에 그만둔 경험이 그에게는 아픈 기억이라, 그는 무엇이든 ‘쿨한 태도’로 임할 것이라 다짐한 것이었다.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면 안되는 거고, 다른 길은 분명 있다’고 생각하며 살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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