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을 방문한 금산간디중학교 정효원, 이윤서씨를 만나다.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대안학교라는 선택지를 알려주고 싶어요”

 

금산간디중학교에 대해 설명해주는 정효원(왼), 이윤서(오) 씨의 모습
금산간디중학교에 대해 설명해주는 정효원(왼), 이윤서(오) 씨의 모습

 

'대학입학'과 '취업', 늘 미래에 저당 잡힌 공교육은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게 만든다. 부적응자들은 낙오자로 낙인찍힌 채 자존감을 잃고 결국은 자퇴를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획일화된 교육, 똑같은 목표로 내달리는 교육이 아닌 다른 교육을 만났다. 두 사람은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지금 당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들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고 말하지 않았다. 거꾸로 '즐길 수 없다면 어떻게든 피하라'고 말했다. 유예하지 않는 행복, 지금 당장 학교 다니는 것이 즐겁다는 정말 보기 드문 청소년을 만났다. 바로 이웃 금산의 대안학교인 간디중학교에 재학 중인 정효원(17, 금산군 남이면), 이윤서(16, 금산군 남이면) 씨를 10월18일 둠벙 카페에서 만났다. 간디 기자 프로젝트팀인 쌀과자 멤버인 정효원 씨와 이윤서 씨가 옥천을 방문한 이유는 편집프로그램인 인디자인을 배우기 위해서다. ‘쌀과자’는 간식으로 쌀과자를 먹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 지어진 이름이다. 이들은 사회적기업 고래실 조혜원 디자이너의 교육을 통해 학교 소식지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새로운 길을 가고 싶어요

이들은 간디학교를 “정부에서 인가받은 학교 과정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교육과정을 통해 대안적인 삶을 추구하는 대안학교”라고 설명했다. 이윤서 씨가 대안학교를 찾아본 이유는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서다. 다양한 학교도 많았지만 금산간디중학교의 교육과정과 활동이 자신과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입학했다. 학교는 6학기 동안 도보 여행, 지리산 종주, 필리핀 해외이동 학습, 사회봉사 활동, 뮤지컬 체험, 졸업작품 발표 활동을 한다. 그는 다양한 활동 중에 1학년 1학기 때 한 도보 여행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도보 여행을 통해 입학하고 처음 본 친구들의 볼꼴 못 볼 꼴 겪으며 매우 친해졌다”며 “지금은 너무 애틋한 존재들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졸업을 앞둔 그는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보통 졸업한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애들이랑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이상해요” 

 

■  ‘저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정효원 씨는 일반 교육과정이 자신과 안 맞는다는 사실을 알고 대안학교를 찾았다. “학교에 다닐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은 페미니즘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였어요” 그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정의하고 페미니즘을 지지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가 전에 다니던 학교는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1년을 꿇고 입학하게 된 금산간디중학교는 달랐다. 페미니즘 수업이 존재하고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페미니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막혀 있지 않아요. 저뿐만 아니라 학교도 페미니즘과 퀴어 이슈에 많은 관심을 두고 실천하고 있어요” 그는 학교를 통해 자신이 몰랐던 페미니즘을 배워가고 퀴어 이슈에도 관심을 두게 되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해가고 있다고 답했다.

 

■ 대안학교를 추천하나요? 완전! 무조건이요!

대안학교에 대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모든 활동이 의미 있었고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며 학교를 설명했다. 학교를 좋다고 말하는 학생은 처음이라 신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대안학교를 추천하고 싶냐는 물음에 그들은 열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효원 씨는 그는 요즘에 학교를 자퇴하는 사람도 생기고 대학을 안 가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그러니 일반 학교에 다니면서도 본인과 맞지 않는 것 같거나 다른 사람들처럼 정해진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대안학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앉아서 수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게 무언가를 배워보고 활동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대안학교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알려준 것이다.

이윤서 씨는 “대안학교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재미를 많이 느꼈다”며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친구와 선생님을 만났다”고 답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 내면의 성장을 위해 대안학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를 통해 낯선 사람들과 어색함을 이겨내고, 같이 살면서 싸우기도 하면서 친해지는 과정에서 관계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즐길 수 없다면 어떻게든 피해라’

마지막으로 이윤서 씨는 “인생 살면서 좋은 것만 있을 수 없죠. 저희도 힘듦이 많은데 그게 헛된 감정이 아니라는 걸 학교를 통해 배워가고 있다”며 “매일같이 관계 속에서 사랑받는 것을 느끼고 사회에 대해 배워간다”고 말했다. 정효원 씨는 다른 사람이 날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고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랑 안 맞는 것 같다면 대안학교라는 선택지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을 믿지 말고 “즐길 수 없으면 어떻게든 피해서 우리 학교로 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그는 직접 옥천에 오고 경험해 보니 더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둠벙 카페를 보며 “도시에 있는 카페처럼 흔한 느낌도 아니다”며 “화사하고 책을 읽을 수 있게 아늑한 분위기가 좋다”고 답했다. 이윤서 씨는 “옥천을 처음 와봤는데 마을이 사람을 받아주는 기분이었다”며 옥천에 대한 따듯한 분위기를 말해주었다.

 

충남 금산군 남이면 보석사로 811 
금산간디중학교
041-751-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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