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북면 소정리 한영수 이장

“주민 손으로 뽑힌 지자체장이 정치 기간에는 군정현안에 대해서 선거공약으로 만들곤 합디다. 그런데 4년이든 8년이든 선출직 임기가 끝나고 나면 그분들이 군민을 버리는 식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공약을 설정하고 주민들은 호기심에 다가갔지만 몇 번이고 상처를 받아왔습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거공약으로만 말해왔던 2~3중으로 묶여있는 대청호 환경규제를 개선하고, 수계지역의 오폐수시설 설비를 군 차원에서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또  방아실~소정리를 잇는 가교를 설치해서 분단된 마을을 이어야 하며, 수변지역 마을에 직접 사업비로 예산을 편성해주어야 합니다. 대청호에 2중, 3중으로 묶여있는 환경규제 때문에 지난 30년간 주민들은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우리는 대전 시민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막대한 돈이 들어오는 것이 마을에 분쟁을 가져왔고, 몇 해간 받아왔던 수십억의 돈은 결국 주민의 목을 옥죄는 일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군북면 19개 마을 대청호 규제 추진 위원회'를 꾸리기로 했습니다."

주민자치협의회에서 부회장을 맡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을 맡았던 소정리 한영수(63)이장은 대청호 환경규제법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수변구역에서 삶을 이어나가는 주민들에게 오폐수 시설 설비에 대한 몫은 개인의 책임으로 덩그러니 남아 있다. 군에서 주민지원사업이나 수계기금으로 수변구역 마을을 지원해준다고 해봐야 농지나 2~30만원의 장학금, 물자자원지원 등에 그친다.

또 이평과 석호리를 잇는 가교설치는 대청호 건설로 4개 마을이 찢겨진 군북면 주민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다. 한영수 이장은 선거가 끝나고 임기가 끝나면 모른 체 하는 정치인을 바라볼 때면 속이 많이 상한다. 지역의 숙원사업을 단숨에 해결해 준다는 말을 순진한 마음에 믿었던 자신을 원망한다. 

벌써 30여 년째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래서 군북면 19개 마을이 함께 모여 주민들이 스스로 현안에 대해서 해결해나가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묵묵부답으로 이어나가고 있는 대청호 환경규제에 대해 그는 "주민들이 서로 연대해서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말고 함께 해야한다"고 말한다. 

막상 환경규제를 제한해제하면 환경오염이 걱정된다지만, 결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자기 발목을 절단하는 것과 같다. 질타에 이어서 주민들을 오염원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제한을 완전히 해제해서 개개인의 자유에 맡기자는 것이 아니다. 경기도 양평이나 청평 같이 새로운 규제법으로 다른 지역과 형평성 있게 가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옥천9경중 2경이 군북에 있습니다. 부소담악과 대청호벚꽃길인데, 이렇게 대청호 지역의 생태자원을 활용해서 정원이나 식물원, 환경이 오염되지 않는 선에서 관광자원을 활용해야 합니다. 또 정상적으로 자신의 땅에 규격에 맞는 오폐수시설을 군에서 지원해야되고, 규제 받는 지역에 직접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합당한 처사입니다.“
소정리 한영수 이장은 미동 없는 대청호 환경규제법에 2~3중 묶여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있는 듯 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약속하고 뒤돌아서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주민들의 연대와 행동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위원회든 주민자치회든 주민들의 숙원사업은 주민의 관점으로 의제화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